로봇과 인간, 웃픈 운명
로봇과 인간, 웃픈 운명
  • 노미정 기자
  • 호수 204
  • 승인 2016.08.22 10: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주의 책 이야기「인공지능, 인간을 유혹하다」

인공지능, 제2의 르네상스 시대 열까

‘테오도르’는 다른 사람들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 작가다. 다른 이의 마음을 전해주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삶은 외롭고 공허하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스스로 생각하고 감정까지 학습하는 인공지능 컴퓨터 운영체제(Operating Syst em·OS)와 친구가 돼보라는 광고를 접한다. 테오도르는 외로움을 달래보고자 인공지능 OS를 다운로드한다. 이튿날 그의 컴퓨터에서는 인공지능 OS ‘사만다’가 부팅(booting)한다. 이후 테오도르는 사만다와 끊임없이 대화한다. 시시콜콜한 일상사는 물론 누구에게도 꺼내 보이지 못했던 속내까지 그녀에게 모두 말한다. 그는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이해해주는 사만다로 인해 조금씩 행복을 되찾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와 사랑에 빠진다.

인간과 인공지능 OS와의 사랑을 다룬 영화 ‘그녀(Her·2013)’의 줄거리다.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을 특수한 설정(비현실성) 속에서 다뤄 개봉 당시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런데 영화 개봉 3년 만에 상황이 달라졌다. 영화적 설정으로만 여겨왔던 인공지능의 존재를 전세계인이 동시에 확인한 사례가 나타난 거다. 바로 지난 3월에 있었던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이다.

‘알파고’는 구글에서 만든 바둑 인공지능으로 국내 천재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인간과의 두뇌 대결에서 인공지능이 이긴 거다. 전세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그리고 인공지능이 인류 생활에 깊숙이 들어오게 될 4차 혁명이 곧 도래할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인공지능, 인간을 유혹하다」는 인공지능과 그 시대를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안내서다. 과학·로봇 전문가 2인이 인공지능의 현주소를 소개하고 곧 새 시대를 맞이할 우리에게 필요한 태도와 방향에 대해 조언한다. 저자는 인공지능의 발달과정을 ‘진화·동거·모방·극복·위협·목격·유혹·습득’ 등 총 8개 테마로 나눠 설명한다.

저자는 먼저 인공지능과 로봇의 개념을 구분한다. 그들에 따르면 ‘로봇’은 인공지능이 작동하고 진화하는 데 필요한 플랫폼이다. 그리고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은 수요에 따라 인간과 동거하고, 동물을 모방하기도 하면서 스스로 진화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대로 작동하는 기계에 불과했던 로봇의 한계성도 극복된다. 하지만 로봇의 지능 수준이 인간보다 높아져 인간을 위협할 공산도 크다. 반대로 진화한 지능수준을 통해 인간과 교감하거나 유혹할 수도 있다. 또한 로봇이 스스로 습득한 정보를 통해 인간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상황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런 인공지능 로봇을 실생활에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일본의 아기물개로봇 ‘파로(Paro)’가 대표적이다. 파로는 심리 치료용으로 개발돼 일본 독거 노인들의 우울증 치료에 쓰이고 있다.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이 귀여운 물개로봇은 사람들의 간단한 인사와 칭찬 등을 이해한다. 포옹과 폭력을 구분할 줄 알고, 빛의 변화도 인지한다. 노인들은 사람 대신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에게 위로받고 있는 셈이다. 저자는 이처럼 로봇으로 외로움을 달래는 일본 노인들의 모습이 근미래 우리의 모습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전하는 인공지능 로봇의 상용화 시기는 2020년이다. 미래학자들의 예측시기를 인용했다. 그들은 2020년이 되면, 수많은 로봇이 일터와 가정에 보급되고 의료 혁신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한다. 로봇 도입이 전분야로 확산되면 인류의 잉여시간도 증가한다. 저자는 이때 인간이 존재 가치를 인정받으며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제2의 르네상스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로봇의 인간 일자리 대체에 대한 사회적·제도적 장치가 보완된다는 가정하에서 말이다. 제2의 르네상스 시대에 인간은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

세가지 스토리

「나는 괜찮지 않다」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 와이즈베리 펴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의 작가이자 심리상담가인 배르벨 바르데츠키가 이번엔 심리장애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집중 조명했다. 쿨한 척,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뒤에선 상처받고 불안해하는 현대 여성들.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특별한 존재가 아닌 평범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박스오피스 경제학」
김윤지 지음 | 어크로스 펴냄

경기가 좋지 않을 때 폭력적이고 에로틱한 성인물에 대한 수요가 높은 이유, 아이돌 그룹이 영원히 지속될 수 없는 이유. 이 책은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봤던 문화산업에 대한 궁금증들을 숫자와 심리, 자본 등으로 나눠 해소해준다. 저자는 예측 불가 능하다고 생각했던 문화산업에서  운과 감을 걷어내고 객관적인 데이터로 문화산업의 작동원리를 해부한다.

「인간 존재의 의미」
에드워드 윌슨 지음 | 사이언스북스 펴냄

‘우리는 어디로, 왜 가고 있는가.’ 인간의 존재 의미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에 과학계의 지성 에드워드 윌슨은 자연 과학과 인문학의 구분을 넘나들며 다가간다. 인간 본성의 생물학적 기원을 살피고, 개미부터 외계인까지 새로운 관점으로 인간 세계를 돌아본다. 이를 통해 인간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다면 인간은 더욱 생산적이고 흥미로운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다.
노미정·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noet85@thescoop.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경인로 775 에이스하이테크시티 1동 12층 1202호
  • 대표전화 : 02-2285-6101
  • 팩스 : 02-2285-6102
  • 법인명 : 주식회사 더스쿠프
  • 제호 : 더스쿠프
  • 장기간행물·등록번호 : 서울 아 02110 / 서울 다 10587
  • 등록일 : 2012-05-09 / 2012-05-08
  • 발행일 : 2012-07-06
  • 발행인·대표이사 : 이남석
  • 편집인 : 양재찬
  • 편집장 : 이윤찬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병중
  • Copyright © 2020 더스쿠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thescoop.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