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ner space 展

▲ ❶ KDK_w.ttm-08_2015_C-print Mounted on Plexiglas Iron Framed_90x70㎝ ❸ 김수영_work No. 30_2014~2015_Oil on linen_170x190㎝ ❺ 신선주_Building 722_2015_Oil pastel_acry lic on paper_122x80.5㎝
“공간에서 모든 대상을 제거해 그 속에 대상이 없는 빈 공간을 상상할 수는 있지만 공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표상을 가질 수는 없다.” 독일 철학자 칸트의 공간표상 두번째 논증이다. 칸트는 여기서 공간은 경험으로부터 얻어지지 않은 ‘선험先驗적 표상’이면서 동시에 ‘필연적 표상’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공간은 단순히 보이는 표상이 아니라 개념과 경험을 통해 종합적 인식의 가능성을 통찰할 수 있는 원리임을 증명했다. 이처럼 공간은 선험적이며 필연적인 표상의 개념에 순수 직관까지 더해진다. 그 무엇의 속성이 아니라 이념적인 표상이 되는 거다.

그렇다면 우리가 언제나 속해 있는 ‘공간’이라는 존재는 나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이 물음을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전시가 서울 성수동 아뜰리에 아키에서 열리고 있다. 김도균ㆍ김수영ㆍ신선주 작가가 참여하는 ‘Inner space 展’은 ‘공간’이라는 하나의 주제 아래 다양한 시선과 사유를 통해 자신만의 잠재의식 영역을 찾아내는 전시다. 이제까지 공간의 표면에만 집중했다면 이번 전시를 통해 나와 공간의 공존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김도균(KDK) 작가는 건물의 내ㆍ외부를 주로 촬영했다. 작가는 오직 자신만의 절제된 시각으로 화면을 구성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건물의 정면이 아닌 면과 면이 만나는 모서리, 공간자체 등을 보여줌으로써 현실의 공간에서 비현실적인 모습을 발견하도록 했다. 이런 그의 작품을 통해 공간의 숨겨진 기하학적 구성을 탐구하고, 사물을 담는 공간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다.

김수영 작가는 건물 표면의 일부를 주목했다. 건물에 반사되는 빛과 반복되는 작은 프레임들을 나열하고 구성해 작가만의 독특한 색감으로 표현했다. 원근법을 벗어나 구조에 대한 고찰도 했다. 익숙한 선, 반복적인 창들을 두개의 화면으로 분리했다. 건물의 평면성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나열된 건물 구조의 프레임을 마치 추상화처럼 표현한 거다. 각기 다른 질감의 건물 표면을 한 화면에 담기도 했다. 실재 안에 잠재하고 있는 가능성의 공간을 찾는다는 의미다.

신선주 작가는 사진을 이용했다. 작가 자신만의 선별적인 직관에 기인한 풍경들을 절제된 빛으로 최소한의 형상만 드러냈다. 작가는 특히 흑백을 통해 풍경의 본질적인 구조를 표현하며 존재하는 풍경과 인식하는 풍경이 맞닿아 있음을 전해준다.

작가의 개성과 작업 방식에 따라 공간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전시는 오는 9월 30일까지 아뜰리에 아키에서 열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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