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8일 그날 이후 평균 19.9% ‘급락’
7월 8일 그날 이후 평균 19.9% ‘급락’
  • 김미란 기자
  • 호수 204
  • 승인 2016.08.24 0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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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한달 | 뷰티株 7개 주가 분석해보니…

“이것은 중국과의 문제가 아니다.” “그래도 뭔가 보복이 있을 거다.”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우리 경제가 중국의 보복 우려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그동안 한국 내 사드 배치를 반대해온 중국이 이를 근거로 어떤 보복 조치를 취할지 몰라서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 업종은 사드 배치 첫날부터 주가 하락이라는 쓴맛을 봤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사드발표 직전부터 최근까지 뷰티관련 7개 업체의 주가 추이를 살펴봤다.

▲ 사드 배치 결정 발표 첫날부터 뷰티 관련 주가는 평균 5.0% 하락했고 약 한달 후인 지난 5일에는 7월 7일 대비 평균 19.9% 급락했다.[사진=뉴시스]
# 2001년 일본은 중국산 대파 등 3개 품목에 세이프가드 조치를 시행했다가 중국으로부터 무역보복을 당했다. 중국이 일본산 자동차와 휴대전화, 에어컨에 100% 특별관세를 부과한 거다. 중국의 보복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일본ㆍ필리핀ㆍ베트남과의 영토분쟁 때에는 특정 품목의 수출을 중단하거나 상대국 관광을 제한했다.

# 기업이 난감한 상황에 처했던 경우도 있다. 지난 6월 프랑스 화장품 기업 랑콤은 홍콩 판촉행사에 홍콩가수 데니스 호何韻詩를 초청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누리꾼들이 “불매운동을 하겠다”며 랑콤을 위협했다. 데니스 호가 홍콩과 티베트의 독립을 지지하는 반反중국성향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달라이 라마를 직접 만난 것도 문제 삼았다. 결국 랑콤은 중국에 반랑콤 정서가 확산될 것을 우려해 홍콩 판촉행사를 중단했다.

지난 7월 8일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발표 이후 우리 경제가 중국의 보복 우려에 떨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중국의 대對한국 보호무역 현황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사드 배치로 한미 간 공조체계 강화로 한중 간 통상에 마찰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우리 경제의 대중국 의존도가 한몫하고 있다.

투자 심리 급속 냉각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2000년에 10.7%였던 중국 의존도는 15년 만에 26.0%로 상승했다. 올해는 1~7월 24.1%의 수출 의존도를 보였다. 중국 내 국내 제품 불매 운동이 가시화할 경우 우리 기업의 경영이 나빠질 수 있다는 거다. 사드 배치로 인한 보복무역 가능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관광산업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중 45.2%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였다. 만약 중국이 관광 제재를 가하면 유커 덕을 톡톡히 보던 관광업계는 물론 면세점, 뷰티업계까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사드 배치 발표 이후 ‘보복무역’ ‘관광객 제한’ ‘중국 진출 한국 기업 제재’ 등 갖가지 시나리오가 쏟아지고 있다. 중국이 수입 통관 절차나 인증제도 등 비관세 장벽을 강화하고 한국 관광을 제재할 거라는 예측이다. 이런 예측이 가능한 것은 중국이 과거 여러 국가를 상대로 보복무역을 한 선례가 있어서다. 대표적인 예가 일본과의 영유권 전쟁으로 인한 보복 조치다.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를 사이에 두고 일본과 중국의 영유권 분쟁이 한창이던 2010년 중국은 일본에 희토류稀土類 수출을 중단했다. 중국 관광당국은 여행업계에 일본 여행 광고를 자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영유권 분쟁이 최악으로 치달았던 2013년에는 반일反日 감정이 확산돼 그해 일본에 입국한 중국인 수가 전년 대비 7.8% 감소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반일 감정은 산업 전반으로 마수를 뻗쳤고, 특히 중국의 일본 화장품 수입액은 전년 대비 10.8%나 감소했다. 아직까지 이렇다 할 제재 조치는 없지만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뷰티 업계가 떨고 있는 이유다. 특히 공들여 쌓아온 ‘K-뷰티’가 한순간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이런 분위기는 주식시장에서 가장 먼저 감지되고 있다.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위축돼 뷰티 관련 주들이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뷰티업계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을 비롯해 잇츠스킨, 에이블씨엔씨(미샤), 한국콜마, 코스맥스, 연우 등 7개 관련 기업의 주가 추이를 살펴본 결과에 따르면 사드배치 결정 발표 첫날부터 뷰티 관련 주가는 평균 5.0% 하락했다. 약 한달 후인 지난 5일에는 대부분 최저점을 찍으며 사드 배치 발표 하루 전인 7월 7일 대비 평균 19.9% 급락했다.

주가 120만원을 눈앞에 두고 있던 LG생활건강은 사드 발표 한 달 후 100만원대가 무너지는 아픔을 맛봐야만 했다. 7월 7일 118만1000원이던 주가는 8월 5일에 22.1% 하락한 92만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상황은 비슷하다. 7월 7일 44만3000원이던 주가는 지난 5일 36만3000원으로 18.1% 떨어졌다. 잇츠스킨과 에이블씨엔씨도 각각 23.3%(8만2800원→6만3500원)와 22.5%(3만7750원→2만9250원) 내려앉았다.

ODM업체, 용기제조업체도 하락세는 피할 수 없었다. 한국콜마는 지난 5일에 8만7700원을 기록하며 7월 7일(10만7000원) 대비 18.0% 하락했고, 코스맥스는 17만1500원에서 13만3500원으로 22.2% 떨어졌다. 화장품용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연우는 그나마 선방해 4만6700원이던 주가가 4만650원으로 13.0% 하락했다.

물론 뷰티 관련주의 하락세를 오롯이 사드 배치의 영향 탓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 2012~2013년 중국시장에서 일본 화장품의 실적이 저조했을 때에도 한편에서는 영유권 분쟁 때문만은 아니라는 주장을 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당시 영유권 분쟁으로 인한 반일 감정도 있었지만 브랜드가 늙어가던 일본 화장품이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도 점유율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뷰티기업들의 주가 하락도 복합적인 요소들을 더한 결과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테면 기대에 부합하지 못한 실적, 그로 인한 투자심리가 위축 등이 나쁜 변수로 작용했을 거라는 분석이다.

양 애널리스트는 “정치적인 이슈가 계속 부각되면 화장품 업종의 주가 상승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지만 실질적인 영향력은 단기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경제적 보복행위를 하더라도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화장품을 대체하긴 힘들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제한적이지만 부담은 있다”

실제로 뷰티 관련주들은 최근 들어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한달여 평균 약 20%가 빠진 뷰티 관련주들은 최근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섰다. 사드 발표 직전 10만7000원이다가 8월 5일 8만7700원까지 하락한 한국콜마의 주가는 18일 다시 9만원대(9만600원)으로 올라섰다. 120만원을 목전에 두고 92만원까지 떨어졌던 LG생활건강의 주가도 소폭 상승, 18일 93만8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이런 반등을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당분간은 사드 관련 위험을 소화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말을 이었다. “당시 중국 내 반일 감정이 고조돼 일본 소비재 브랜드에 대한 불매 운동이 일어 자동차는 물론 화장품, 패션기업 다수가 이때를 기점으로 중국내 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다. 우리 화장품 업계에 사드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다는 구체적인 근거를 눈으로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 화장품 관련주의 미래를 낙관해서도, 비관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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