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가는 한진해운, 법정관리行 가시화

▲ 한진해운 채권단이 회사가 제출한 자구책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내비쳤다.[사진=뉴시스]
국내 1위 해운선사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진해운의 채권단은 회사가 제출한 5000억원대 자구책에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반면 한진그룹은 더 이상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의 줄다리기가 9월 4일까지 계속된다면 사실상 한진해운의 청산절차가 시작될 전망이다.

한진해운이 전날 제출한 자구책은 총 5000억원 규모다.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4000억원을 마련하고 해외터미널 매각, 조양호 회장의 사재 출연 등의 방식으로 1000억원을 더하겠다는 게 한진그룹의 생각이다. 채권단이 요구한 700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더구나 채권단은 5000억원 중 실효성이 있는 부분은 4000억원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
 
정용석 산업은행 구조조정부문 부행장은 “자구안 가운데 1000억원은 예비적 성격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은 4000억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공개적으로 한진해운의 자구책에 불만을 내비친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이대로 가면 법정관리에 돌입할 수밖에 없으니 (한진)그룹 차원에서 추자자금을 지원하라’는 압박용이다.

문제는 한진그룹의 반응이다. “2014년부터 1조원이 넘는 금액을 한진해운 회생에 쏟아부었고 더 이상의 지원이 강행될 경우 대한항공 등 다른 계열사로 재무위기가 번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추가지원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채권단과 그룹의 갈등으로 한진해운의 미래가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는 셈이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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