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면 이렇게 안 한다 투자설계

▲ 준비 없는 투자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사진=아이클릭아트]
사람들은 “투자를 할 때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참고하라”고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전문가가 일반인보다 전문지식과 투자경험이 많을 뿐만 아니라 정보도 빨라서다. 하지만 전문가 말만 믿었다간 뒤통수를 맞을 수 있다. 그들은 조언만 할 뿐 책임은 지지 않기 때문이다.

# A씨는 경제 이슈를 제법 잘 짚는다는 평을 듣는다. 틈틈이 경제를 공부한 결과다. 요즘은 중국이 대세라고 해서 투자를 고민 중이다.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문제가 맞물리면서 상황 판단이 쉽지는 않지만, 중국은 여전히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만큼 투자가치가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중국을 속속들이 모르니 일단 안전하게 금융회사에서 추천하는 중국펀드나 주식을 매수하려 한다.

# 얼마 전 만난 한 은행 직원은 대뜸 이렇게 말했다. “중위험ㆍ중수익 금융상품에 투자하세요. 위험은 크지 않으면서 수익률은 은행이자보다 높아요.” 대표적인 상품이 주가연계증권(ELS)이다. 은행 직원 말로는 주가가 특정 구간에만 들어가지 않으면 정기예금 수익보다 높고 안정적인 수익을 올린단다. 정기예금 이자율이 너무 낮으니 ‘모험’을 해야 한다는 말도 틀린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몇달 전 홍콩 H증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녹인(knock in) 구간에 들어서 원금손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뉴스를 봤다. 어찌해야 할까.

# 다들 노후파산을 대비하라고 몰아세우는 통에 연금에 가입하려 한다. 하지만 도대체 얼마를 가입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금융사 직원의 말대로라면 최소 월 50만원 이상, 10년 이상은 납입해야 할 것 같다. 감당할 수 있을지 겁이 나지만 “그럼 노후파산은 당신 것”이라는 금융사 직원의 말에 놀라 덥석 계약을 했다.

# 요즘 나는 스마트폰을 종일 끼고 산다. 모바일로 주식 단타매매를 하고 있어서다. 요즘 같은 박스권 장세에선 이게 최선이라 생각한다. 아쉬운 건 투자금액이다. 몇백만원 가지고 투자하기엔 너무 적다. 지금까지 단타매매를 하면서 느낀 건데, 나는 펀드매니저 자질을 타고 난 것 같다. 잘못하면 손실을 볼 수도 있지만 어차피 인생은 한방 아닌가.

언급된 사례들과 비슷한 경험을 해본 적 있는가. 그렇다면 최소한 한번은 투자 실패의 쓰디쓴 아픔을 겪었을 것이라고 본다. 투자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라서다. 공통점이 있다면 속칭 ‘전문가’라는 이들의 얘기를 맹신한다는 점이다.

물론 전문가들은 지식과 정보가 많고, 투자 경험도 풍부하다. 그렇다고 허점이 없는 건 아니다. 그들은 ‘내 돈’으로 투자를 하거나 옆에서 조언만 한다. 투자를 해서 수익이 나지 않아도 그들은 아무 책임을 지지 않는다. 전문가를 맹신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좀 더 ‘솔직한 전문가’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분석해서 스스로 전문가가 되라”고 조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병복 금융산업평가 컨설턴트 bblee2@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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