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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걸의 有口有言] 노후 위한 진짜 재테크는 ‘일’新노후경영학의 비밀
[206호] 2016년 09월 09일 (금) 14:46:07
윤영걸 더스쿠프 부회장 yunyeong0909@thescoop.co.kr

   
▲ 영화 인턴은 ‘노후에 일을 그만둬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일침을 놓는다.[사진=뉴시스]
톨스토이의 소설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에는 욕심의 끝이 얼마나 허망한지 잘 묘사돼 있다. 어느 날 농부 파흠은 하루 동안 제 발로 걸어 돌아온 만큼의 땅을 1000루블에 사기로 했다. 다만 해가 지기 전에 출발지에 다시 도착하지 못하면 돈을 모두 잃게 되는 조건이었다.

농부는 죽을 힘을 다해 달리고 또 달렸다. 농부는 가까스로 해가 지기 전에 출발지에 돌아왔다. 도착지 표식인 모자에 농부의 손이 닿았을 때 상대방은 “진짜 좋은 땅을 차지했습니다”라고 비웃듯 말한다. 지칠 대로 지친 파흠은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농부는 바로 그 자리에서 6척(약 1.8m)의 구덩이 속에 파묻혔다.

10억원을 모아야 근심 없는 노후생활이 가능하다고 한다. ‘10억원 신드롬’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은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자녀 학비 대고 생활비 쓰다보면 노후자금 마련이 쉽지 않다. 창업해도 성공률이 10.0% 정도에 불과하다. 부동산은 과거처럼 크게 오르기 어려운 상품이 되었고, 주식은 예나 지금이나 위험성이 크다.

힘들게 10억원을 모으면 과연 노후에 풍족하게 살 수 있을까. 이 또한 쉽지 않다. 왜? 저금리와 장수시대라는 2가지 변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10억원을 은행예금에 넣어두면 세금 떼면 이자수익이 월 100만원에도 못 미친다. UN은 기대수명이 82.3살인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장수국 반열에 들어설 것으로 내다본다. 영국 노동연금부가 구축한 기대수명 예측 프로그램을 보면 지금 40살이라면 여성 19.0%, 남성 13.0%가 100살이 넘는다. 한국보다 기대수명이 1년 낮은 영국(영국 81.2살ㆍ한국 82.3살)이 이 정도이니 한국인의 예상 수명도 미뤄 짐작할 만하다.


많은 사람들이 노후자금 마련에 가위 눌린 듯 쫓기는 삶을 살고 있다. 이제 재財테크가 아닌 산産테크로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재산이라는 한자를 보면, 재물 재財, 생산 산産으로 나뉘어 있다. 재산은 재물과 소득이 둘 다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재물을 불리고 쌓아올리는 stock(저장) 개념의 재테크만을 생각해왔다. 이제는 모아놓은 재물이 적어도 평생 옹달샘처럼 물이 솟아오르는 flow(흐름)를 창출하는 개념으로 바꿔 생각해야 한다. 마르지 않는 수원지를 만드는 방법은 2가지다.

평생 할 일과 평생 소득이다. 영화 ‘인턴’은 노후의 행복은 ‘할 일’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전달하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인 로버트 드니로는 여행을 다니고 손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지만 결국 일을 통해서 인정받고, 소통하기를 원한다. 이런 관점에서 은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노후에는 일을 그만둬야 한다는 생각을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올해 97세인 김형석 연세대(철학) 명예교수는 “100년 가까이 살아보니 인생의 황금기는 60세에서 75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50세에는 80세가 됐을 때 적어도 이런 삶의 조각품을 완성해야 한다는 신념과 용기를 갖고 제2의 마라톤을 달리는 각오로 새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수시대 복합단계 인생에서는 20대와 60대 매니저가 나란히 공부를 하고, 30대와 70대 매니저가 함께 일하는, 상호관계를 맺는 사회가 될 것이다.

민속명절 한가위다. 장 폴 사르트르는 “인간은 다른 이의 시선에서 지옥을 느낀다”고 했다. 우리는 남이 자신을 어떻게 볼까하는 의식 때문에 너무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 한가위 고향에서 만난 출세한 동창생이나 돈 많이 번 친인척은 그 사람의 인생대로 축하해주면 될 일이다. 공연히 비교하지 말고, 자기의 길을 묵묵히 걸어야 한다. 노후대책은 한 푼이라도 더 돈을 모으기 위해 부모와 형제들과 담을 쌓고 지내는 게 아니다. 돈은 삶의 수단이지 목적이 될 수 없다.

신神은 모든 인간에게 하나 이상의 특별한 재능을 부여했다. 다만 우리가 찾아내지 못했거나 용기가 없어 애써 모른 체하며 가슴 속 한 가운데 담아두었을 뿐이다. 하늘로부터 물려받은 재능을 재발견한 사람, 그것을 통해 평생 할 일과 즐거움을 찾은 사람, 그 사람이 진정 행복한 사람이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과연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며 자신의 인생설계를 다시 해보면 어떨까.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진정으로 인생을 값어치 있게 산 사람이다.

‘사랑하고 일하라. 일하고 사랑하라. 그게 삶의 전부이다.’ (영화 ‘인턴’에서 소개된 프로이드의 명언)  
윤영걸 더스쿠프 부회장
yunyeong0909@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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