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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의 프리즘] 국민주택 규모부터 줄이자2015 센서스가 던진 숙제
[207호] 2016년 09월 12일 (월) 08:26:16
양재찬 대기자 jayang@thescoop.co.kr
   
▲ 최근 몇 년새 나홀로족, 고령인구가 크게 늘었다. 1~2인 가구에 적합한 주택정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사진=뉴시스]

5년마다 실시되는 인구주택총조사(센서스) 결과는 우리네 살아가는 모습 자체다. 사회가 빠른 속도로 늙어가는 데다 혼자 사는 사람이 많고,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서 아등바등 부대끼며 살아간다.

가구 형태를 보면 원룸이나 오피스텔, 쪽방에서 거주하는 ‘나홀로족(27.2%)’이 가장 많다. 2005년까지만 해도 4인 가구가 대세였는데, 2010년 2인 가구로 바뀌더니만 이젠 1인 가구가 가장 흔하다. 1~2인 가구가 전체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 만혼ㆍ비혼이 보편화하고 기대수명이 길어져 홀몸노인이 많아진 결과다.

고령화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30년 전에는 고령 인구(65세 이상ㆍ175만명)가 유소년 인구(0~14세ㆍ1209만명)의 7분의 1 수준이었는데, 이젠 657만명 대 691만명으로 비슷하다. 그 결과 지하철 경로석이 부족해 노인들끼리 자리다툼도 한다. 중앙부처를 행정복합도시인 세종시로 옮기고, 공공기관과 공기업들도 지방 혁신도시로 분산시켰지만 수도권 집중 현상은 되레 심화됐다. 서울ㆍ인천ㆍ경기 등 수도권 인구 비율이 2000년 46.3%에서 지난해 49.5%로 높아졌다.

이런 2015 센서스 결과는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던져준다. 인구구조와 가구 형태의 변화를 반영해 손봐야 할 정책과 제도가 적지 않다. 4인 가구 중심으로 짜인 인구ㆍ주택 정책과 복지ㆍ조세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된다.

   
 

주택 정책부터 바뀐 가구 형태에 맞춰 재편해야 할 것이다. 과거 4인 가족에 맞춰 정한 국민주택 보급 기준 85㎡(약 25평)를 60㎡(약 18평) 이하로 낮추는 게 합리적이다. 1~2인 가구에 적합한 소형 임대주택 건설 비중도 지속적으로 늘려야 한다. 우리나라 대표적 가구 형태는 이미 2010년 센서스 때 4인 가구에서 2인 가구로 변했는데도 이를 반영해 주택정책 틀을 바꾸지 않았다. 그 결과 중대형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전셋값이 급등하며, 월세 비중이 높아지는 등 주택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삶의 질을 높이는 의료복지 등 사회안전망 확충도 시급하다. 나홀로 가구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들을 위한 일자리 알선과 기초적 생계 지원이 요구된다. 특히 독거노인의 우울증과 고독사에 대비해 기초자치단체와 사회ㆍ종교단체가 번갈아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 밖으로의 인구분산 정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는 경제활동의 주축인 생산연령인구(15~64세)의 감소를 예고하며, 이는 경제활력의 저하로 연결된다.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한 보다 근원적인 해법을 모색해 정권에 관계없이 일관성있게 추진해야 한다. 인구 빅데이터를 구축해 교육, 고용, 복지, 연금 등 사회제도를 고령화 시대에 맞게 재설계해야 할 것이다. 인구 문제를 전담하는 장관급 부처를 신설해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는 인구관리 대책을 통합해 효율적으로 추진하도록 맡기는 것도 검토하자.

정책과 제도 정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분위기 조성이다. 젊은이들이 취업과 결혼, 출산에 이르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거치도록 가정과 직장, 지역사회에서 배려해야 한다. 명절 때 오랜만에 만나 ‘일자리는 알아보고 있느냐’ ‘언제 결혼하냐’ ‘애는 언제 낳을 거냐’고 다그치지 말고 따스한 눈길과 미소를 보내자.

인구구조와 거주 행태의 변화는 산업의 변화에도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다. 급증하는 노년층을 겨냥한 실버산업이 팽창하고, 싱글족의 기호에 맞춘 상품과 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 거주지에서 가깝고 소포장 제품을 판매하는 편의점은 대표적인 1인 가구 수혜 업종이다. 몇 분만 데우면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 배달업도 성황이다. 사과ㆍ배 등 과일도 작고 당도가 높은 것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다. 세탁기와 전기밥솥,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가전제품도 1인 가구 맞춤형 소형 제품이 나와 팔리고 있다.

인구구조와 가구 및 주거 행태가 과거와 사뭇 다르다고 겁부터 먹지 말자. 정부와 기업, 가계 등 경제주체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재앙이 될 수도, 얼마든지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1257억원의 예산을 들여 조사한 2015 센서스 결과를 잘 활용하자.
양재찬 더스쿠프 대기자 jay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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