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한 백색이 울린 경종
섬뜩한 백색이 울린 경종
  • 강서구 기자
  • 호수 207
  • 승인 2016.09.19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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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범 개인展
▲ ①시리아 3 Pigmentprint & facemount 143x200㎝

테러, 자연재해, 전쟁 등 각종 사건사고를 방관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대중에게 경각심을 던지는 사진전이 열렸다. 서울 통의동에 위치한 리안갤러리가 지난 8일부터 ‘화이트’ 사진작가 하태범 개인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 전시회는 작가가 2008년 시작한 ‘화이트’ 시리즈의 연장선으로 전쟁과 재난에 관한 대중의 무감각한 태도를 흰색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1층 전시장에는 신작들로 채워졌다. 작품은 ‘시리아 내전’에 관한 보도 사진을 작가의 스타일로 재현했다. 지하 전시장에는 ‘뉴욕 9ㆍ11 참사’ ‘노르웨이 테러 사건’ ‘용산 철거 사건’ ‘파키스탄 폭탄 테러’ ‘일본 쓰나미’ ‘이탈리아 지진’ ‘이탈리아 불교사원 화재’ 등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건사고를 재현한 사진이 전시돼 있다. 또한 영상으로 제작된 신작 ‘시리아’도 함께 선보인다.

▲ ②‘2011 노르웨이 테러’ Pigmentprint & facemount 120x200㎝. ③‘2010 이탈리아 지진’ Pigmentprint & facemount 120x180㎝

전시회의 사진과 영상은 참혹한 사고의 현장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는 실제 사건사고가 벌어진 현장이 아니다. 작가가 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각종 보도 사진과 영상을 보고 백지로 모형을 제작한 것이다. 작가는 비극적이고 폭력적인 상황에 대한 이미지를 미니어처로 제작한 뒤 이를 사진으로 찍거나 영상으로 촬영해 다시 재현해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작품에는 고통 받는 사람이 없다. 그저 부서져 버린 문, 뼈대가 들어난 붕괴 직전의 건물을 냉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하태범 작가의 ‘화이트’는 비극적인 현실을 전하는 자극적인 사진과 영상에 반복 노출될수록 점점 무감각해지는 인간의 모습을 상기시키고 있다. 하태범 작가는 “24시간 미디어에 노출돼 이미지에 중독된 감각을 깨우고 싶었다”며 “‘화이트’는 차갑고 건조하며 냉소적인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화이트가 전쟁과 재난 속에 드러나는 잔혹함과 폭력성을 접할 때 느끼는 공포감과 고통, 참혹함, 분노, 안쓰러운 연민, 절망, 두려움과 같은 우리의 감성이 모두 제거되고 정제되어 남는 마지막 색이라는 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10월 22일까지 열린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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