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법의 한계

▲ 많은 이들이 ‘진정한 나’로 존재한다면 범죄와 법령이 줄어들 것이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현실에선 수많은 드라마가 등장한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이 드라마에 법이 관여해 왔다. 우리나라의 법령이 매년 증가세다. 2012년 이후 매년 60~140개씩 늘어났다. 지난 1일 현재 헌법을 포함해 유효한 법령은 4326개에 이른다. 얼마만큼의 법을 더 만들어야 할까.

고객이었다가 친해진 누님이 있다. 남편은 유명을 달리했고, 가까운 친구에게 사기를 당해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울적한 날이 많았던 모양이다. 가끔 전화를 해서는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때론 생을 스스로 마감하고 싶다는 말까지 한다. 몇번은 그대로 들어 주고 이런저런 말로 위로도 했지만, 우울한 전화는 끝이 없었다. 그래서 큰마음 먹고 이런 말을 했다.

“지옥을 만드는 것도 내 마음이고, 천국을 만드는 것도 내 마음이다. 어떤 사람은 팔과 다리가 없어도 행복하고, 어떤 사람은 100억원이 있어도 불행하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 나름이다.” 며칠 후 그 누님은 밝은 목소리로 이런 말을 남겼다. “생각해 보니까 세상에는 나보다 어려운 사람이 많더라. 그래서 힘을 내보기로 했다.”

2500년 전 석가모니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말했다. “세상사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삶은 자신의 해석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모든 사실은 그 해석에 따라서 개인의 진실이 된다. 나아가 개인의 마음, 믿음에 따라 외부 세계가 형성된다. 내 마음이 이 세상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세상을 만드는 마음은 무엇인가. 인도의 성자 라마나 마하리쉬의 말이다. “마음은 의식 위를 지나가는 생각들의 흐름일 뿐이다. 이 모든 생각 중에서 첫 번째는 ‘나는 몸이다’이다. 이것은 그릇된 생각이지만 참된 것이라 여겨지므로 다른 모든 생각이 일어난다. 마음은 모든 생각을 일어나게 한다. 생각과 별개로 있는 마음은 없다. 따라서 생각은 마음이다.”

마음은 생각의 꾸러미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런 마음, 다시 말해 생각은 씨앗이 되어 말과 행동으로 이어지고, 수많은 사람의 말과 행동이 서로 만나 다양한 드라마를 만든다. TV에는 매일 많은 드라마가 방영되지만, 현실 속에서도 수많은 드라마가 등장한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이런 드라마에 법이 관여해 왔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법령이 매년 늘어가고 있다. 2012년 이후 매년 적게는 약 60개, 많게는 약 140개가 늘어났다. 지난 1일 현재 헌법을 포함해 유효한 법령이 규칙을 제외하고도 4326개에 이른다.

법률전문가도 그 법령 모두를 알 엄두를 못 낸다. 이렇게 드라마 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망을 촘촘히 설치하고 있지만, 얼마만큼의 법을 더 만들어야 할까. 성인들은 한목소리로 ‘마음이 내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이란 말인가. 성인들은 “나는 마음 너머에 존재하며 지나가는 생각들을 그저 바라보는 주시자注視者가 ‘진정한 나’ ‘참나’”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참나’로 존재한다면 마음이 연출하는 드라마는 줄어들 것이고, 아울러 법령 또한 줄어들 것이다. 
조준행 법무법인 자우 변호사 junhaeng@hotmail.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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