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거꾸로 보는 오페라 | 오셀로

▲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는 변화를 고민하는 베르디에게 가장 적합했다.[사진=뉴시스]
오페라의 거장 베르디(Verdi)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의 하나인 ‘오셀로(Othe llo)’를 작곡할 때까지 어떤 활동도 하지 않았다. 16년이라는 긴 침묵의 시간동안 베르디는 그동안 작품 활동을 반추하고, 오페라의 변화를 고민했다. 오랜 번민의 결론은 하나였다. 새 시대의 흐름에 맞춰야 한다는 것. 이 숙제를 이루기 위해 베르디는 대본작가 보이토(Boito)와 의기투합했다.

보이토는 그동안의 작곡 방식인 아리아와 레치타티보(오페라에서 대사를 말하듯이 노래하는 형식)에 혁신적인 변화를 주고, 기존의 구성요소들을 하나로 묶었다. 그렇게 완성된 대본을 놓고 두 사람은 토론을 했고, 종종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 보이토는 셰익스피어의 원작 범위 안에서 오페라의 절대적인 3가지(음악ㆍ문학ㆍ시각예술) 구성요소를 조화롭게 엮었다. 베르디의 오랜 고민의 결론인 ‘변화’도 필요했다. 내일, 이를테면 미래를 위해 작곡돼야 한다는 데 그들은 동의했다. 등장인물의 심리묘사와 드라마 자체의 완성도가 높은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그런 면에서 가장 적합했다.

오셀로는 오랜 세월 그를 괴롭혀 왔던 바그너(Wagner)와의 대립관계를 끝낸 작품이기도 하다. 기존의 베르디 작품들은 아름다운 멜로디와 천재적인 발상이 돋보였다. 하지만 언제나 3박자의 단순한 리듬이 반복됐다. 반면 바그너는 독일 오페라를 혁명적으로 바꿔놓은 인물이다. 바그너에게 베르디의 작품은 자칫 유치하게 보일 수도 있었던 거다. 하지만 변화에 목적을 둔 오셀로를 계기로 둘 사이의 대립각은 좁혀지게 됐다.

1막 = 터키와의 전투에서 승리한 오셀로를 위해 군중은 환호를 보내고 축제를 준비한다. 오셀로의 기수인 이아고는 오셀로 덕에 부관으로 진급한 카시오를 질투해 술을 먹여 함정에 빠뜨린다. 카시오는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고 싸움에 휘말린 자신을 말리는 몬타노를 칼로 찌른다. 이때 오셀로가 나타나 카시오의 직위를 박탈한다.

2막 = 이아고는 카시오에게 오셀로의 아내 데스데모나를 만나 복직을 부탁해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오셀로의 질투심을 불태우기 위한 이아고의 계략이었다. 잠시 후 데스데모나가 오셀로에게 다가와 카시오의 복직을 청하지만 오셀로는 매몰차게 거절한다. 이아고의 계략에 빠져 점점 질투에 눈이 멀어가는 오셀로는 복수를 다짐한다.

3막 = 자신을 의심하는 오셀로에게 데스데모나는 눈물로 결백을 호소한다. 하지만 오셀로는 그녀를 모욕하며 쫓아낸 후 홀로 남아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불행을 탄식한다.

4막 = 침대에서 오셀로를 기다리던 데스데모나는 결백을 주장하지만 그럴수록 오셀로의 분노는 더욱 심해져 아내의 부인에도 그녀를 죽인다. 이후 이아고의 계략이 모두 밝혀지자 오셀로는 데스데모나에게 마지막 키스를 하고 아내 곁에서 숨을 거둔다. 
김현정 체칠리아|성악가(소프라노) sny409@hanmail.net|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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