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의 진퇴양난

▲ 한진해운의 미래가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진해운발發 물류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대한항공과 산업은행이 나섰다. 망망대해를 떠도는 한진해운 선박의 하역비용으로 1100억원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목표치엔 턱없이 부족하다. 진짜 문제는 하역이 지체될수록 비용이 불어난다는 점이다. 시간이 갈수록 한진해운의 회생 가능성은 희미해진다는 얘기다.

1100억원. 대한항공(600억원)과 산업은행(500억원)이 한진해운에 지원하기로 한 금액이다. 지난 8월 30일 싱가포르에서 출발한 ‘한진해운발發 물류대란’이 갈수록 거세지자 선적화물의 하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것이다. 한진해운은 하역료를 지불하지 못해 가압류돼 있는 선박에 지원금을 우선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한진해운의 주가가 반짝 반등한 건 이런 이유에서다. “한진해운의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를 견인한 것이다.

하지만 한진해운의 회생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1100억원의 추가지원금은 한진해운을 살리는 데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현재까지 한진해운에 투입된 지원금은 대한항공과 산업은행의 지원금을 합해도 총 1800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맡은 법원이 한진해운 선박 53척의 하역비용으로 제시한 2700억원을 한참 밑도는 금액이다.

더 큰 문제는 하역작업이 지체될수록 비용이 늘어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법원이 한진해운에 처음 제시한 비용은 약 1700억원. 하지만 하역작업이 지체되면서 용선료와 연료비 등이 추가돼 2700억원까지 불어났다. 한진해운이 남은 900억원을 하루빨리 수급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들어갈 비용이 급격히 증가할 거라는 얘기다. 한진해운은 회생에 필요한 ‘골든타임’을 놓쳤을지도 모른다. 이 회사의 위기,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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