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거꾸로 보는 오페라 | 돈 카를로

▲ ‘돈 카를로’에선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이 끝까지 전개된다.[사진=뉴시스]
‘돈 카를로’는 베르디의 작품 중 가장 완벽하고 웅장한 오페라로 손꼽힌다. 프리드리히 실러의 원작에 조제프 메리와 카미유 뒤 로클이 대본을 썼다. 5막으로 이뤄진 첫 공연은 프랑스어로 초연됐으나 이후에 4막으로 줄여 다시 이탈리아어로 무대에 올려졌다. 그 과정이 무려 10년이나 걸린 작품이다.

오페라 ‘돈 카를로’는 크게 두가지 테마를 갖고 있다. 그중 하나는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이다. 정치적인 이상을 달리하는 아버지이자 스페인 국왕인 필립 2세와 아들 돈 카를로의 견디기 힘든 상황이 오페라의 끝까지 전개된다. 여기에 사랑하는 여인이 아버지의 부인이 돼버린 상황은 두 사람의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두번째 테마는 ‘도시국가와 교회와의 관계’다. 교회에 권력을 빼앗긴 필립 국왕은 재판관 앞에서 어떤 권리도 행사하지 못한다.

1막=이야기는 1560년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펼쳐진다. 프랑스 왕 엔리코 2세의 딸 엘리자베트는 스페인의 왕자 돈 카를로와의 정략결혼을 기다리는 상태다. 두 사람의 결혼은 두 나라의 오랜 적대 관계를 끝낼 중요한 임무를 띠고 있다. 비록 정략결혼이었지만 돈 카를로는 엘리자베트를 본 후 첫눈에 반해 사랑을 고백하고 그녀 역시 사랑에 답한다.

곧이어 도착한 시종 테발도는 두 나라의 적대관계가 완전히 풀렸다는 소식을 전한다. 그와 함께 엘리자베트가 돈 카를로가 아닌 그의 아버지 필립 2세와 결혼하게 될 거라고 알려준다. 엘리자베트는 주저했지만 아버지인 엔리코 왕의 결정에 순종하기로 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여인을 아버지에게 양보해야 하는 돈 카를로는 절망한다.

2막=스페인의 산주스토 수도원. 수도사들이 카를로 5세 국왕의 무덤 앞에서 용서를 빌고 있다. 손자인 돈 카를로는 사랑하는 여인이 새어머니가 된 것을 탄식한다. 수도사 중 한명이 돈 카를로를 알아보고는 그에게 “하늘나라에서만이 평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위로한다. 돈 카를로의 절친한 친구인 로드리고 남작도 그의 고통스러운 상황을 함께한다. 이어 로드리고는 “플랑드르로 가서 억압받고 있는 플랑드르 국민을 구하자”고 권유한다.

돈 카를로는 로드리고에게 ‘엘리자베트에게 보내는 마지막 메시지’를 부탁한다. 그러면서 스페인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한번만 그녀를 만나고 싶다고 청한다. 다시 사랑하는 여인을 보게 된 돈 카를로는 그녀의 마음을 확인해보려 하지만 당황한 엘리자베트는 그를 뿌리친다. 돈 카를로는 자리를 떠났지만 수행원 없이 홀로 있는 엘리자베트를 본 필립 국왕은 그녀 대신 백작부인을 질책하며 그녀를 다시 프랑스로 돌려보낸다. 그 후 필립 국왕은 로드리고에게 돈 카를로와 엘리자베트의 관계를 의심하고 질투하는 마음을 드러낸다. 
김현정 체칠리아|성악가(소프라노) sny409@hanmail.net|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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