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랭크인 | 미스터 캣

▲ 영화 ‘미스터 캣’의 장면들.[사진=더스쿠프 포토]
지금까지 동물을 의인화해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는 많았다. 그런 영화들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영화 ‘미스터 캣’도 그 계보를 잇는다. 치명적인 매력을 뽐내는 고양이 ‘복실이’의 명연기가 흥미진진해서다.

‘미스터 캣’은 전세계에서 흥행 수익 17억 달러를 올린 ‘맨 인 블랙’의 배리 소넨필드 감독과 아카데미 수상에 빛나는 ‘라이프 오브 파이’ 제작진이 만든 2016년 빅 프로젝트다. 모든 걸 가진 억만장자 CEO ‘톰’이 우연한 사고로 사고뭉치 고양이 ‘복실이’와 영혼이 바뀌는 설정의 ‘미스터 캣’은 코미디 장르의 장인으로 불리는 소넨필드 감독의 역량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감독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유쾌하지만 현실적인’ 고양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베테랑 시각효과팀은 감독의 기발한 상상력과 유머감각에 날개를 달아줬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아이언 맨3’ 등 다수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시각효과를 담당해 온 ‘메소드 스튜디오’와 오스카ㆍ영국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라이프 오브 파이’의 그래픽팀이 만나 미워할 수 없는 사고뭉치 고양이 ‘복실이’를 탄생시켰다.

고양이뿐만이 아니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도 총출동해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억만장자 CEO에서 사고뭉치 고양이로 몸이 뒤바뀌는 주인공 ‘톰 브랜드’는 아카데미 2회 수상에 빛나는 연기파 배우 ‘케빈 스페이시’가 맡았다. 아름다운 외모에 다정하고 현명한 성격을 가진 톰의 아내 ‘라라’ 역에는 골든글로브 수상자이자 미모와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 ‘제니퍼 가너’가 맡아 극의 중심을 잡아준다. 할리우드 대표 신스틸러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하는 배우 ‘크리스토퍼 웰켄’과 새로운 국민 여동생의 탄생을 예고하는 ‘말리나 와이즈먼’은 각각 펫숍 주인과 톰의 막내딸 역할을 맡아 영화에 활기를 불어넣어준다.

흥미로운 건 이 영화에 세가지 반전이 숨어 있다는 점이다. 첫째 반전은 감독이 사실은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고 심지어 알레르기까지 있다는 거다. 하지만 이번 영화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소넨필드 감독은 과감하게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택했다. 어떻게든 영화를 찍기 위해 저자극성 품종으로 알려진 시베리안 포레스트 고양이를 수소문해서 구했다. 촬영이 끝난 후 “고양이를 훈련시키는 것은 정말 힘들었다”고 토로한 감독이었지만 덕분에 가려움증과 코 막힘으로부터 조금이나마 자유로울 수 있었다.

영화의 80%가 진짜 고양이들의 연기로 채워졌다는 건 둘째 반전이다. 비주얼이펙트 슈퍼바이저 크레이그 헤이스와 에릭 드 보어가 “고양이들의 리얼한 몸 개그는 어떤 CG로도 따라갈 수 없었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셋째 반전은 ‘미스터 캣’이 웃음만 선사하는 코미디 영화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모든 것의 우선순위가 가족과 희생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가족영화다. 올가을, 핵폭탄급 웃음을 터뜨리는 ‘복실이’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껴보자.
손구혜 더스쿠프 문화전문기자 guhson@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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