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규의 生生 소형주 | 반도체 장비업체 한양이엔지

▲ 한양이엔지가 지난 8월 자회사 씨에스케이를 매각해 1265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기술력은 독보적이다. 사업 포트폴리오는 다양해 업황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전방산업도 활력을 찾고 있다. 시장이 반도체 장비업체 한양이엔지를 주목하는 이유다. 이 회사가 눈길을 사로잡는 까닭은 또 있다. 순현금 보유량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시가총액 절반이 현금일 정도다.

순현금 보유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는 투자종목을 선정할 때 중요하게 따져 봐야 할 요소다. 순현금 비중이 높다면 그만큼 투자여력이 충분하고, 성장동력을 추가로 확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도체 장비업체 한양이엔지가 그런 기업이다. 한양이엔지는 지난 8월 자회사인 씨에스케이의 주식 14만2500주를 전량 매각, 1265억원을 확보했다. 한양이엔지 시가총액인 2394억원(10월 10일 주가 1만3300원 기준)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여기에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현금자산을 합하면 순현금 보유액은 1600억원에 달한다. 이 회사의 또 다른 주목거리는 ‘높은 기술력’이다. 한양이엔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공정에 필수적인 특수 유틸리티 설비 프로젝트를 시공하고 엔지니어링 서비스 사업을 전문으로 한다. 그중 특수설비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아 국내에선 한양이엔지를 비롯 4개사만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화학약품중앙공급장치(CCSS)는 경쟁사인 에스티아이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화학약품중앙공급장치는 일정한 비율로 혼합된 화학물질을 프로그램에 따라 순차적으로 공급하는 장치를 말한다. 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 IT산업의 전후공정에 적용되는데, 이는 1996년 한양이엔지가 국내 최초로 제조에 성공했다. 장점은 또 있다. 가스, 정밀화학, 바이오제약, 우주항공관련 연소설비, 발사체설비, 원자력 관련 특수 설비 사업 등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다. 특정 산업의 상황에 따라 실적이 들쭉날쭉할 가능성이 적다는 얘기다.

한양이엔지의 성장을 돕는 요인은 그뿐만이 아니다. 전방산업에도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에선 3D낸드 플래시, 디스플레이 산업에서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장비업체들의 수주가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IT기업들은 물론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투자가 증가세에 있는 것도 호재다.

한양이엔지의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007억원, 1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 7.6% 감소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자회사 씨에스케이의 주식을 전량 매각했기 때문에 발생한 감소다. 올 2분기 실적(한양이엔지 연결 기준)에 씨에스케이의 실적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다만 씨에스케이 매각에 따른 차익이 올 3분기에 반영될 거라는 점, IT관련 사업부의 실적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거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 3분기부터는 실적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현재 시가총액인 2394억원은 저평가되고 있다고 판단, 한양이엔지의 목표주가를 1만8000원으로 제시한다.
조민규 오즈스톡 대표 cmk@ozstock.co.kr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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