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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포장지 ‘에코경영’의 미학유통9단 김영호의 City Trend
[211호] 2016년 10월 20일 (목) 08:20:22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

   
▲ 무인양품은 비닐 대신 끈으로 의류제품을 진열한다.[사진=뉴시스]
포장지도 이젠 경제다. 어떤 포장지를 쓰느냐에 따라 그 기업의 평판이 달라질 수도 있다. 과장이 아니다. 일본의 무인양품은 ‘제품을 비닐이 아닌 끈으로 묶어’ 에코경영의 전도사로 떠올랐다. 독일의 한 슈퍼마켓은 ‘포장 제로 전략’을 사용해 명성을 떨쳤다. 우리는 무엇을 하는가. 오늘도 아무 생각 없이 포장지를 소비자에게 건네고 있는가.

해외시장을 조사할 때 필자는 상당히 많은 제품군을 조사한다. 식품ㆍ패션생활용품 등 다양한 업종 제품군의 포장상태, 포장방식도 유심히 관찰한다. 이 과정에서 필자는 늘 똑같은 의문을 갖는다. “우리나라는 왜 옛 포장지만을 고집할까?”

선진국은 옛날 방식으로 제품을 포장하지 않는다. 친환경 포장지를 사용한 지 오래다. 선물세트 자체에 손잡이를 만들어 추가 쇼핑백의 사용을 줄이거나 플라스틱 용기 대신 옥수수감자 전분으로 만든 생분해성 용기를 사용하는 식이다. ‘포장지’도 환경이라는 인식이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얘기다.

에코경영 돋보인 세가지 사례

# 사례1 | 포장 제로 마켓 = 2015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문을 연 한 슈퍼마켓은 ‘포장 제로’ 전략을 썼다. 기존 슈퍼마켓과 달리 용기를 재사용하고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양만큼 구입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소비자가 원하는 크기의 용기(장바구니)를 가져오는 ‘BYOC(Bring your own container)’ 전략이다.

물론 우리나라 소비자들 중에서도 ‘자신만의 용기’를 갖고 쇼핑을 보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그다음이 다르다. 독일 슈퍼마켓은 소비자가 원할 경우 재활용이 가능한 용기, 분해가 가능한 종이가방을 준다. 이런 ‘포장 제로 숍 프로젝트’는 독일뿐만 아니라 프랑스덴마크 등 유럽에 확산 중이다.

   
# 사례2 | 먹을 수 있는 포장재 = 미국 농무부(USDA) 동부지역연구센터 연구진은 우유 단백질인 ‘카제인’을 이용해 환경에서 잘 분해되면서 먹을 수도 있는 식품 포장재를 개발했다. 카제인에 레몬과 라임 껍질 등에 들어있는 성분인 펙틴을 섞어 투명한 필름(포장재)을 만든 것이다. 이 필름은 먹고 남은 음식을 싸둘 때 쓰는 랩처럼 보이지만 잘 늘어나지는 않는다. 기존 봉지나 식품 포장재로 쓰는 폴리에틸렌(LDPE)보다 산소를 막는 성질이 500배 더 강하다. 이에 따라 녹말로 만들어 자연에서 분해되는 포장지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사례3 | 끈 활용한 디스플레이 = 포장지만이 아니다. 진열 방식에도 ‘친환경적 요소’가 적용되고 있다. 일본 무인양품無印良品은 에코경영의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티셔츠 등 의류 제품은 비닐포장 대신 끈으로 묶여 진열된다. 비닐은 환경을 해치는 물질이지만, 끈은 친환경 소재다. 소비자들이 옷을 사기 전에 직접 손으로 만져보고 어떤 소재로 만들었는지 알기 원하기 때문에 비닐을 벗겨 놓는 것이 훨씬 구매에 수월하기도 하니 1석2조 아닌가 싶다.

비닐, 끈으로 바꾸니 1석3조

더 나아가 에코경영을 하는 회사임을 만천하에 알리는 홍보 역할까지 하니 1석3조로 늘어난다. ‘브랜드가 아니라 양질의 상품이 중요하다’는 기치 아래 설립된 ‘무인양품’은 로고와 장식을 최소화하고 포장을 간소화하는 등의 원가 관리를 통해 비용을 낮췄다. 이런 전략이 최근 소비자들의 기호에도 맞아떨어져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급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케미포비아(화학제품 공포증)가 확산되고 있는 요즘, 우리나라도 이런 변화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길이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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