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9단 김영호의 City Trend
해외시장을 조사할 때 필자는 상당히 많은 제품군을 조사한다. 식품ㆍ패션ㆍ생활용품 등 다양한 업종 제품군의 포장상태, 포장방식도 유심히 관찰한다. 이 과정에서 필자는 늘 똑같은 의문을 갖는다. “우리나라는 왜 옛 포장지만을 고집할까?”
선진국은 옛날 방식으로 제품을 포장하지 않는다. 친환경 포장지를 사용한 지 오래다. 선물세트 자체에 손잡이를 만들어 추가 쇼핑백의 사용을 줄이거나 플라스틱 용기 대신 옥수수ㆍ감자 전분으로 만든 생분해성 용기를 사용하는 식이다. ‘포장지’도 환경이라는 인식이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얘기다.
에코경영 돋보인 세가지 사례
# 사례1 | 포장 제로 마켓 = 2015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문을 연 한 슈퍼마켓은 ‘포장 제로’ 전략을 썼다. 기존 슈퍼마켓과 달리 용기를 재사용하고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양만큼 구입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소비자가 원하는 크기의 용기(장바구니)를 가져오는 ‘BYOC(Bring your own container)’ 전략이다.
물론 우리나라 소비자들 중에서도 ‘자신만의 용기’를 갖고 쇼핑을 보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그다음이 다르다. 독일 슈퍼마켓은 소비자가 원할 경우 재활용이 가능한 용기, 분해가 가능한 종이가방을 준다. 이런 ‘포장 제로 숍 프로젝트’는 독일뿐만 아니라 프랑스ㆍ덴마크 등 유럽에 확산 중이다.
# 사례3 | 끈 활용한 디스플레이 = 포장지만이 아니다. 진열 방식에도 ‘친환경적 요소’가 적용되고 있다. 일본 무인양품無印良品은 에코경영의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티셔츠 등 의류 제품은 비닐포장 대신 끈으로 묶여 진열된다. 비닐은 환경을 해치는 물질이지만, 끈은 친환경 소재다. 소비자들이 옷을 사기 전에 직접 손으로 만져보고 어떤 소재로 만들었는지 알기 원하기 때문에 비닐을 벗겨 놓는 것이 훨씬 구매에 수월하기도 하니 1석2조 아닌가 싶다.
비닐, 끈으로 바꾸니 1석3조
더 나아가 에코경영을 하는 회사임을 만천하에 알리는 홍보 역할까지 하니 1석3조로 늘어난다. ‘브랜드가 아니라 양질의 상품이 중요하다’는 기치 아래 설립된 ‘무인양품’은 로고와 장식을 최소화하고 포장을 간소화하는 등의 원가 관리를 통해 비용을 낮췄다. 이런 전략이 최근 소비자들의 기호에도 맞아떨어져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급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케미포비아(화학제품 공포증)가 확산되고 있는 요즘, 우리나라도 이런 변화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길이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 | 더스쿠프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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