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효앙의 Let’s make Money

▲ 일본을 비롯해 많은 나라가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시중에 더 돈을 풀겠다는 건데, 사실 그럴 만한 이유도 있다.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나라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선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투자자는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에 투자하는 게 상책이다.

최근 재미있는 뉴스거리 하나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마이너스 금리에 관한 연구 용역을 발주한 거다.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도입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기로 했다는 게 한은이 밝힌 내용이다. 향후 한국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한은 내부 전망에 따른 것이다.

물론 이주열 한은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다른 나라의 마이너스 금리제도 효과를 살펴보고 앞으로 방향을 미리 본 것일 뿐, 마이너스 금리 채택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장은 한은의 마이너스 금리 채택 가능성을 높게 내다보고 있다.

그럼 마이너스 금리는 뭘까. 일반적으로 예금을 하면 이자를 붙여 돌려받는 게 상식이지만, 마이너스 금리일 때는 예금주가 이자를 낸다. 그래서 개인에게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기는 힘들다. 이자를 내면서 돈을 맡길 바보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마이너스 금리는 중앙은행과 시중은행 사이에 적용되는 정책금리다.

한은의 예금주는 시중은행이다. 시중은행은 돈이 필요할 때 한은에 예치한 자금을 꺼내 쓰거나 조달받는다. 마이너스 금리가 되면 시중은행이 한은에 이자를 내고 돈을 맡겨야 한다. 자금을 조달받을 때는 그 반대다. 한은으로부터 이자를 받고 자금을 조달하는 신기한 현상이 발생한다. 이처럼 독특한 마이너스 금리를 실제로 도입한 국가는 적지 않다. 현재 유럽연합(EU) 기준금리가 마이너스다. 스웨덴과 덴마크, 스위스, 일본도 이미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해 운용 중이다.

세계 각국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이유는 돈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다. 간단하게 말하면 다음과 같은 구조다. 마이너스 금리를 부과하면 시중은행은 중앙은행에 돈을 맡길 이유가 없어지니까 시중은행은 대출이나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 그러면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돼 ‘소비 진작→ 제품 공급량 확대→ 기업 매출 증가 → 가계소득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문제는 마이너스 금리가 세계 각국에 도미노처럼 번질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다른 나라들이 금리를 마이너스로 낮추는 상황에서 ‘나홀로’ 금리를 인상한다는 건 굉장한 모험이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 외국보다 금리가 높으면 자국 화폐 수요는 늘어난다. 화폐가치는 올라가고, 그만큼 무역에서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정부와 개인이 갚아야 할 이자부담도 더 커진다. 돈을 갚지 못해 파산하는 기업이나 가계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런 위험을 감수할 용감한 국가는 거의 없을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 ‘도미노 현상’

한은의 마이너스 금리 검토는 이런 배경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현재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제로금리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연 1.25%다. 그렇다면 마이너스 금리가 예측되는 시기에 걸맞은 재테크 전략은 뭘까.

답은 뻔하다. 현재 수준에서 금리를 높게 지급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을 찾아 금리가 더 낮아지기 전에 가입하는 것이다. 필자가 “복리와 비과세 혜택은 물론 자유인출까지 가능한 보험사의 고금리 저축성보험처럼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고정적으로 주는 상품이 있다면 무조건 투자를 해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했던 건 이런 이유에서다.

실물자산 투자도 마찬가지다. 금리가 낮아질수록 화폐가치는 하락한다. 때문에 실물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야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 실물자산 중 대표적인 게 바로 부동산이다. 이런 맥락에서 큰 투자금이 없어도 베팅할 수 있는 부동산 펀드는 노려볼 만하다.

연금에 투자를 했다면 이자를 받는 상품에서 벗어나는 게 좋다. 펀드에 투자하는 상품, 가장 높은 수익금을 기준으로 연금을 지급하는 상품을 찾아야 한다. 수익보장형 변액연금이 바로 그런 상품이다. 그렇다고 높은 수익률을 좇는 건 금물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은행금리가 연 10%대인 시대, 모든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던 시대는 결코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수익은 크지 않더라도 원금손실이 없는 재테크, 위험부담이 적은 재테크를 추구하는 게 최고라는 얘기다.
주효앙 모네타 재무컨설턴트 joohyoang@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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