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재테크 | 40대 싱글 간호사의 재무설계

화려한 싱글을 꿈꾸는가. 하지만 전제가 있다. 재무적 뒷받침이다. 문제는 저금리 국면에 접어든 요즘 재무상황을 긍정적으로 끌어올릴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갈수록 떨어지는 은행 이자가 걱정스러운 간호사 황지영(가명ㆍ44)씨의 사례를 살펴봤다. 

▲ 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물가인상률을 밑돌면서 다른 금융상품을 찾는 소비자의 니즈가 커지고 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사는 미혼 인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30대 절반 이상이 미혼 상태라는 통계도 있다. 통계청의 ‘2015년 한국의 사회동향’에 다르면 우리나라 20~30대 미혼율은 1995년 35.1%에서 2010년 52.5%로 15년 만에 17.4%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30~34세의 미혼율도 38.5%로 두배 이상 높아졌고 1995년 4.6%에 불과했던 35~39세 미혼율은 2010년 19.1%로 수직상승했다. 미혼 인구가 늘면서 혼자 여가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혼 인구의 재무 상황은 어떨까. 싱글 라이프를 즐기려면 재무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혼자 벌어서 생활해야 하는 만큼 재무적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꿈꾸는 삶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대다수 싱글의 재무 상황은 두가지로 나뉜다. 재무관리를 엄격하게 하는 경우와 계획 없이 돈을 지출하는 경우다.

서울시 신림동에 살고 있는 황지영씨도 본인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싱글여성이다. 결혼 생각이 없는 황씨의 목표는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사회 모임은 물론 취미 생활도 열심히 하고 있다. 황씨의 직업은 간호사. 지금은 대기업 의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월 소득(실수령액 기준)은 230만원이다. 소비성 지출로는 관리비 15만원, 통신비 5만원 등을 사용한다. 생활비로는 70만원을 사용하고 있다. 혼자 살다보니 대분의 식사를 외식으로 해결해 지출이 생각보다 많다. 여기에 친목회비 10만원, 문화ㆍ여가 활동비 20만원을 사용하고 있다.
비소비성 지출로는 건강보험(7만원)ㆍ실손보험(3만원)ㆍ연금저축(20만원) 등 보험료로 30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그 결과, 황씨의 총 지출은 150만원으로 잉여자금 80만원은 모두 적금에 사용하고 있다. 황씨의 잉여자금이 이렇게 많은 이유는 ‘주거비’에 있다. 황씨는 올초 20대 때부터 모은 돈으로 마련한 59㎡(약 18평) 규모의 아파트를 2억2000만원에 매매하고, 더 작은 평수의 전세(1억8000만원)로 옮겼다. 주택담보대출을 모조리 상환하기 위해서였는데, 이 매매를 통해 1000만원의 여유자금을 추가로 확보했다.

월 잉여자금도 상당한 수준이고, 여유자금도 갖고 있는 황씨. 하지만 재무적 고민은 적지 않다. 첫째 고민은 저금리다. 적금 위주로 돈을 모아온 황씨에게 저금리는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황씨가 은행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챙길 수 있는 금융상품을 찾고 있는 이유다. 우선 주택 매매로 생긴 여유자금 1000만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지금 같은 저금리 국면에 1000만원에 이르는 목돈을 적금에 묶어두는 건 되레 ‘손해 보는 장사’일 수 있어서다.

잉여자금 많지만 활용 못해


이런 상황에선 ‘환매조건부채권(RP)’을 활용하는 게 좋다. RP는 금융사가 보유한 채권을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재매입하는 조건으로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상품이다. 연 3.0~4.0%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더욱이 RP 금리는 매입 시기에 확정,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약속된 이율을 받을 수 있다. 원금보장이 100% 되는 건 아니지만 국ㆍ공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해 원금손실 위험이 낮은 것도 장점이다. 이에 따라 황씨는 RP투자를 통해 비상금과 추후 투자를 위한 ‘시드 머니’를 마련할 계획이다.

적금에만 의존하고 있는 잉여자금(월 80만원) 활용법도 변경할 필요가 있다. 황씨가 생각하는 노후자금의 규모는 월 15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가입해 있는 국민연금과 연금저축으로는 이를 충족하기 어렵다. 그래서 황씨는 월 20만원을 ‘우량주’ 중심의 중위험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기로 했다. 적금 이외의 투자가 처음이라서 낮은 금액으로 설정했다. 여기에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조금 높은 상호저축은행의 준조합원 적금(월 20만원)을 활용, 안정적인 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장기 플랜으로는 변액적립보험(20만원)을 운영하기로 했다. 20년이라는 긴 납입 기간은 부담스럽지만 장기 플랜으로 이만한 상품도 없다. 무엇보다 중도에 인출할 수 있다. 장기간 유지할 경우 비과세 혜택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변액적립보험은 단점이 뚜렷하다. 특히 원금보장 시점까지 약 7~10년이 걸려, 불가피한 사정으로 초기에 해지하면 부담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나머지 20만원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투자할 계획이다. CMA는 장점이 상당히 많다. 하루만 입금해도 이자가 붙는다.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고 입출금도 자유롭다. 유동성이 필요한 자금을 단기적으로 관리하기에 적합한 상품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투자를 할 때 안정과 위험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국면에선 더더욱 그렇다. 안정과 위험 사이에서 줄을 타는 것도 ‘기술’이다.
김수현 한국경제교육원 선임연구원 hsc4945@naver.com∣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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