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는 개와 고양이를 공부하는 싱글 애완동물 부모가 많아질지도 모른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애완용 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1000만에 달한다. 다양한 애완용품과 서비스도 증가하고 있다. 애완동물을 대신 돌봐주는 펫시터는 물론 애완동물을 위한 호텔ㆍ카페ㆍ미용실도 성업 중이다.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애완동물 산업시장은 2020년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자식들을 다 키우고 남편과 둘이 사는 친구가 ‘펫시터(pet-sitter)’에게 강아지를 맡기고 회갑여행을 다녀왔다. 친구 부부의 강아지를 6일 동안 맡아준 펫시터는 대학생이었다. 그는 강아지를 먹이고 씻겨줬을 뿐만 아니라 아침저녁으로 SNS를 통해 강아지 사진을 보내줬다. 애견 호텔에 보낼 수도 있었지만 친구는 “체구도 작은 우리 애(?)가 다른 강아지들과 어울리지 못할까봐”라는 이유로 비용이 만만치 않은 개인 펫시터를 주저없이 구했다.

다른 친구는 14년을 키우던 반려견이 얼마 전 하늘로 떠나 장례식을 치른 얘기를 들려줬다. 애견 장례식장에 가서 수의를 입히고 입관을 하고 화장한 후 유골함에 넣었다는 이야기였다.

펫시터는 애완용 개나 고양이 등을 대신 맡아 돌봐주는 사람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상당히 일반화돼 있는 직종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업체가 성업 중이다. 그들은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돌보던 사람이 출장이나 여행을 갈 때 돌봐주기도 하지만 주인이 바쁜 경우 운동을 시켜주거나 함께 놀아주기도 한다. 펫시터로 신뢰감을 얻기 위해 관련 협회의 훈련 인증이나 응급처치 인증을 얻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한다.

개,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1000만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양한 애완용품과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펫시터 외에도 애완동물을 위한 호텔ㆍ카페ㆍ미용실이 성업 중이고, 애완견(묘)을 위한 결혼식ㆍ생일잔치 서비스도 있다. 개를 위해 색상과 크기를 조절해 제작된 프로그램을 하루 종일 방영하는 TV채널의 가입자는 지난해 3만명을 넘었다.

애완견이나 고양이를 자식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은 마치 사람 자식에게 하듯이 그들을 치장해주고, 유기농 사료를 먹이고, 장난감을 사주고, 생일잔치를 해주고, 카페에 데려가 친구를 소개해 주고, 건강검진을 해주고, 보험에 가입시키고, 교육을 위해 훈련소에 보내느라 적지 않은 돈을 쓰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완동물 산업의 시장 규모는 2015년 3조5000억원에서 2020년 6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렇게 애완동물 산업시장이 커진 이유는 1인 가구의 증가와 무관치 않다. 결혼하지 않는 싱글 중 상당수가 정서적 교감을 나눌 대상으로 애완동물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낳지 않았거나 자녀가 있어도 한명인 경우 애완동물은 가족관계의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한다. 여기에 동물의 권리를 중시하는 인식도 높아지고 있어, 애완동물 산업시장은 더 세분화하고 고급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아이를 키우기 위해 육아서적을 읽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부모교육을 받듯이 개와 고양이를 공부하는 싱글 애완동물 부모가 늘어날지 모른다. 이웃나라 일본만 해도 애완동물로 사랑받는 고양이 관련 소비시장 규모가 20조원에 이른다. 이런 어마어마한 경제효과 때문인지 ‘네코노믹스(네코는 고양이를 뜻하는 일본어)’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다. 사랑하는 내 고양이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고양이로 변신하려는 주인을 위한 ‘냥이옷’이 이미 팔리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김경자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교수 kimkj@catholic.ac.kr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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