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붐’ 인천 부동산 둘러싼 두 전망

청라ㆍ송도ㆍ영종도 등 인천 부동산 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검단 스마트 시티 등 대규모 개발 계획이 속속 시작되거나 발표되고 있어서다. 하지만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대규모 개발 계획인 만큼 실패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던 인천 부동산, 과연 비상飛上할까.

▲ 한동안 침체를 거듭했던 인천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사진=뉴시스]

과거 인천 부동산 시장은 ‘미운 오리새끼’로 평가받았다. ‘미분양의 무덤’이라는 별명이 붙은 영종도 부동산 시장이 대표적이다. 송도국제도시와 청라국제도시 역시 2003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선정돼 기대를 받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령도시’로 전락했다. 기업ㆍ대학ㆍ병원을 유치하는 데 애를 먹으면서 성장동력을 잃은 탓이었다. 그사이 아파트 공급이 과다하게 이뤄지면서 미분양만 속출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인천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인천시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게 그 증거다. 서울시 인구는 지난 5월 28년 만에 1000만명 밑으로 내려갔다. 부산 인구는 2010년 360만명에서 올해 355만명으로, 대구 인구도 같은 기간 253만명에서 251만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인천은 같은 기간 280만명에서 300만명으로 무려 20만명이 늘었다.

인천 인구의 증가세는 인천 경제자유구역 개발의 영향이 크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올해 영종ㆍ청라ㆍ송도국제도시의 총 인구수는 25만351명. 2003년 첫 조사 당시 2만5778명에 그쳤던 것에 비해 971.0%나 증가했다. 인구가 늘면서 주택 매매시장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KB국민은행 시세를 보면 2014년 3분기 3.3㎡당 739만원 수준이었던 영종하늘도시 내 운서동 아파트 시세는 10월 초 924만원으로 25%가량 올랐다. 지난해 청라국제도시 내 경서동 아파트 가격 역시 같은 기간 953만원에서 1040만원으로 약 9%, 송도국제도시 내 송도동은 1135만원에서 1284만원으로 13%가량 뛰었다.

특히 영종하늘도시는 올해 3월 공항철도 영종역 개통으로 서울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오름폭이 컸다. 실제 영종하늘도시 내 운서동에 조성된 ‘금호베스트빌 1단지’ 전용 84㎡(약 25평)는 지난 1년간 매매가 평균 시세가 3250만원(2억8250만→3억1500만원) 상승했다. 공급도 늘었다. 2009년 이후 일반 분양이 전혀 없었던 청라국제도시에는 지난해 신규 단지 공급이 재개됐으며 영종지구에서도 7년 만에 신규분양이 이뤄졌다.

인천경제자유구역만 웃고 있는 게 아니다. 이 구역을 중심으로 인천 서구 지역 일대 부동산도 크게 오르고 있다. KB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1.64%로 서울 1.22%, 경기 1.42%를 앞질렀는데, 인천 서구의 상승률(2.42%)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

미운오리 새끼, 오명 씻을까

이처럼 인천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부는 이유는 간단하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교통 인프라가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인천을 남북으로 잇는 인천지하철 2호선이 운행을 시작한 것이 대표적이다. 덕분에 검단사거리ㆍ가정ㆍ석남ㆍ가좌 등 인천 서북부 주민들의 서울 도심 접근성이 크게 향상됐다.

석남역에는 2020년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선 환승역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역이 개통되면 강남구청까지 종전보다 30분 줄어든 1시간1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송도에서는 경인선 인천역을 잇는 수인선 복선전철이 지난 2월 개통됐다. 3월에는 공항철도 영종역이 청라국제도시역과 운서역 사이에 들어섰다. 인천의 숙원사업이던 청라 7호선 연장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청라의 초고층 랜드마크인 청라시티타워 건설 사업자 선정이 가시화하면서다. 인천공항철도와 9호선이 연결되는 점도 호재다.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사업에 차질을 빚었던 제3연륙교 개발 사업도 다시 추진된다. 제3연륙교는 인천 영종도와 청라지역을 연결하는 건설 사업이다. 올해 6월 인천시는 사업 추진을 위한 ‘제3연륙교 최적 건설방안 마련 및 기본설계’ 용역을 시행했다.

개발 호재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대표적인 게 인천 검단 스마스트시티 개발 사업이다. 이 사업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5조원 투자를 결정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인천시와 두바이의 국영기업인 스마트시티 두바이(SCD)가 공동으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470만㎡(약 142만평)를 개발할 예정이다. 서구 가정동 일대에 추진되는 루원시티 도시개발사업도 최근 실시계획 승인을 받고 이르면 연내 착공될 예정이다. 인천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동시행하는 루원시티는 가정오거리 일대 원도심 93만㎡(약 28만평)를 주거ㆍ상업ㆍ행정 등 복합 용도 신시가지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영종도에서 가장 큰 기대를 거는 이슈는 ‘미단시티’ 개발이다. 미단시티는 인천도시공사와 미단시티개발이 함께 개발 중인 곳이다. 이곳에 국제 복합리조트 시설이 들어선다. 총 사업지 규모는 269만9946㎡(약 81만8165평)에 이르고 아파트 4730가구가 들어선다. 복합리조트에는 카지노와 숙박 시설, 컨벤션센터, 복합쇼핑몰이 마련된다.


카지노 복합리조트를 향한 기대감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9개의 복합리조트 후보지 중 6곳이 영종도를 비롯한 인천지역에 집중돼 있다.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이 모두 완료된다면 영종도는 대한민국 카지노의 허브로 변모하게 된다. 송도국제신도시에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입주와 포스코건설 등 기업 이전, 현대프리미엄아웃렛 개장 등 각종 개발 호재가 쏟아졌다.

대규모 사업 계획에 숨은 리스크

전문가들은 검단 스마트시티, 미단시티 등에 입주가 예정된 산업시설과 기관이 차질 없이 들어서면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 그렇다고 인천 부동산 시장에 장밋빛 청사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인천은 실수요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서 투자자가 주도하는 큰폭의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대규모 개발 사업이 곳곳에 계획돼 있는 만큼 리스크를 감안해야 한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일부 개발 사업은 아직도 계획 단계에 머물러 있고, 착공에 들어가지 못한 곳도 적지 않다. 인천 부동산이 비상飛上할지, 아니면 여전히 비상非常일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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