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재테크 | 20대 싱글 직장인의 재무설계

소득은 늘지 않는데 금리마저 낮다. 한마디로 돈을 모으기 쉽지 않은 시절이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미래에 대한 준비를 게을리 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나도 모르게 세고 있는 지출을 바로 잡아 저축여력을 높일 수밖에는 없다. 늘어나는 지출이 고민인 최지민(가명ㆍ28)씨의 사례를 살펴보자.

▲ 소득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지출항목을 정리해 저축여력을 높여야 한다.[사진=아이클릭아트]

돈 모으기 힘든 시절이다. 은행금리는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는데 피부로 느끼는 생활물가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어서다. 특히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사회초년생의 경우 돈을 모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학자금 대출ㆍ주거비ㆍ생활비 등을 지출하고 나면 남는 게 없다. 게다가 돈 나갈 곳은 늘어나는데 월급은 제자리걸음이니 시간이 흐른다고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대구시에서 건설회사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는 최지민(가명ㆍ28)씨의 사정도 비슷하다. 최씨의 월 소득은 200만원(실 수령액 기준)이다. 최씨의 재무목표 1순위는 3년 내에 결혼자금 4000만원을 모으는 것이다. 우선 최씨의 가계부를 살펴보자. 소비성 지출로는 외식비(20만원)와 식비(12만원)로 매월 32만원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통신비(7만원)ㆍ교통비ㆍ생활비(20만원)ㆍ비정기 지출(16만원ㆍ기타(8만원) 등을 지출하고 있다. 또한 가구 렌털(2만원ㆍ24개월), 한약 구입비(3만원ㆍ4개월) 등의 신용카드 할부금과 학자금 대출(20만원ㆍ6개월) 상환을 위해 매월 25만원을 소비하고 있다.

비소비성 지출로는 종신보험과 각종 보험료로 각각 30만원, 12만원이 나간다. 그 결과, 최씨가 한달에 지출하는 금액은 160만원으로 잉여자금은 40만원이다. 하지만 40만원이 저축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소비습관이 아직 잡혀 있지 않은 탓에 알게 모르게 세는 지출이 많아서다. 실제로 최씨는 생활비가 부족하면 신용카드를 사용했고,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통한 일회성 지출도 자주 이용해 항상 돈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어 주거비 지출이 없었다는 것이다.

지금의 잉여자금으로는 목표한 결혼자금을 마련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잉여자금을 모두 저축에 사용해도 3년간 모을 수 있는 자금은 1400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저축여력을 높이는 작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우선 소비성 지출 부문이다. 최씨의 소비성 지출 중 통신비ㆍ생활비ㆍ교통비 등을 제외하면 얼마든지 줄일 수 있는 비용이다. 우선 한달에 20만원에 달하는 외식비를 12만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그리고 각종 친목 모임과 의류비ㆍ화장품 등으로 사용하는 비정기 지출(16만원)과 기타 비용(8만원)도 각각 10만원, 5만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소비성 지출 조정으로 17만원의 여유자금을 확보했다.

다음은 비소비성 지출이다. 최씨의 비소비성 지출 항목은 암보험과 종신보험, 연금저축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그 중 매월 6만원을 납입하는 암보험(80세 만기)은 보장이 괜찮았지만 나머지 2개(암보험ㆍ어린이보험)는 만기 연령이 30세에 불과하고 보장도 부족해 굳이 계속해서 유지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80세 만기 보험 하나만 남기고 모두 해지하기로 했다. 최씨가 암에 대한 두려움이 커 수술이나 항암 치료시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보장성 건강보험(100세 만기)을 새로 가입했다.

그리고 종신보험의 경우 암보험을 가입하면서 저축성 보험으로 소개를 받아 가입한 것이 밝혀져 민원을 제기해 해지했다. 연금저축 보험도 최씨의 나이를 생각하면 해지하는 게 합리적이지만 납입 기간과 세액공제 혜택을 생각해 유지하기로 했다. 종신보험과 불필요한 보험을 정리해 10만원의 잉여자금이 생겼고 해지 환급금으로 200만원의 목돈도 확보하게 됐다.

이렇게 생긴 환급금 200만원은 매달 지출되는 신용카드 할부금(60만원)과 남은 학자금 대출(120만원)을 상환하는데 모두 사용했다. 그 결과, 최씨의 저축여력은 28만원 더 증가했다. 생활비 조정(17만원), 보험 조정(18만원), 할부금 정리(28만원) 등으로 40만원에 불과했던 최씨의 저축여력은 92만원으로 증가했다. 이제 저축여력의 활용법이다. 최씨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소비통장을 쪼개는 것이다. 월급통장과 소비통장이 구분이 되지 않아 들쑥날쑥한 지출을 잡기 위해서다.

지출항목 꼼꼼히 체크해야 

또한 지출통장에 일정금액을 넣고 소비하면 그 금액만큼 소비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지출관리도 훨씬 수월하다. 비정기 지출을 관리하기 위한 통장(매월 10만원)도 새롭게 만들었다. 투자 포트폴리오는 최씨가 쉽게 관리할 수 있는 상품으로 마련했다. 최씨의 목표인 결혼 자금은 시중은행보다 이율이 높은 저축은행(매월 40만원)을 이용해 마련할 계획이다.

그리고 부족한 금액은 적립식 펀드(매월 20만원)를 활용하기로 했다. 비상금 통장 마련도 빠져서는 안 된다. 갑작스러운 이직이나 휴직에 대비할 수 있고 이후 결혼자금 등의 목적자금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서다. 비상금 통장(매월 20만원)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활용해 만들 예정이다. 그리고 주택청약종합저축(2만원)을 추가했다.

최씨의 사례처럼 지출 항목을 한번 더 꼼꼼하게 살펴보면 불필요한 지출을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또한 현재 가입해 있는 보험이나 금융상품이 나에게 적합한지를 확인하고 정리하는 것도 저축여력을 늘리는 방법이다. 결국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아껴서 미래를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홍성철 한국경제교육원 연구원 hsc4945@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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