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의 슬픈 통계

▲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 간 임금 격차가 더 벌어졌다.[사진=뉴시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평균 임금 증가폭이 정규직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은 물론 근로복지 수혜율도 정규직의 절반 수준이다. 문제는 이런 비정규직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이다. 임금근로자 3명 중 1명이 비정규직이다. 고용시장의 불안정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거다.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또 늘었다. 1년 전에 비해 17만3000명 늘었다. 시간제 근로자, 여성, 60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의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6~8월 기준 전체 임금근로자는 1963만명으로 1931만명이던 전년 동월 대비 1.6% 증가했다. 이중 정규직이 1318만명으로 전체 임금근로자 중 68.0%를 차지했으며 비정규직은 644만명(32.0%)이었다.

단 증가율에서 차이를 보였다. 정규직 근로자가 1.1%(14만2000명) 느는 동안 비정규직 근로자는 2.8%(17만3000명) 증가했다. 특히 비정규직 근로자 중 시간제 근로자(248만3000명)가 전년 동월 대비 11.0%(24만7000명) 늘면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한시적(0.5%)ㆍ비전형(0.6%) 근로자보다 높은 증가율이다.

성별로는 여성의 증가폭이 컸다. 비정규직 근로자 중 여성 근로자는 353만8000명으로 4.4% 증가했다. 반면 남성은 290만600명으로 0.8% 늘었다. 연령대로 나눠봤을 땐 60세 이상이 22.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50~59세 이상(21.5%)이 가장 많았지만 올해는 60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가 전체의 22.8%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심원보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고령인구가 증가하고 취업도 증가하면서 비정규직 근로자도 같이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정규직은 양적 증가도 문제지만 질적 수준도 문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어서다. 지난 6~8월 기준 우리나라 임금근로자의 월평균임금은 236만8000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월평균 임금이었던 229만7000원에 비해 3.1% 증가한 금액이다.

그렇다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는 어떨까. 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2015년 269만9000원에서 279만5000원으로 3.7%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비정규직은 146만7000원에서 149만4000원으로 1.8% 증가하는데 그쳤다. 월평균 임금 격차도 더 벌어졌다. 지난해 임금 격차는 10.2%였으나 올해는 10.5%를 기록했다.

사회보험 가입률, 복지수혜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차이를 보였다. 우리나라 전체 임금근로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국민연금 67.6%, 건강보험 72.6%, 고용보험 69.6%다. 하지만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평균을 밑돈다. 국민연금은 36.3%로 가장 낮았고, 건강보험과 고용보험도 각각 44.8%와 42.8%의 가입률을 보였다. 복지환경도 비정규직에겐 좋지 않았다. 정규직 근로자가 85.4%의 상여금을 받는 동안 비정규직 근로자는 38.2%의 상여금밖에 받지 못했다. 유급휴가도 정규직은 74.3%가 받았지만 비정규직은 31.4%만이 유급휴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급여, 시간외수당 등에서도 비정규직 근로자의 수혜율은 정규직 근로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처럼 비정규직은 늘고 있는데 고용안전망이 탄탄하지 못한 탓에 정규직과의 격차마저 벌어지고 있다. 특단의 대책이 강구되지 않는 한 근로계층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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