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거꾸로 보는 오페라 | 여자는 다 그래 ❶

▲ 다른 이로 변장한 청년들은 서로 애인을 바꿔 구혼했다.[사진=뉴시스]
오페라 코지 판 투테(Cosi fan tutte)는 ‘여자는 다 그래’라는 제목으로 한국에서 자주 공연되는 작품이다. 모차르트와 당대 최고의 작가였던 로렌초 다 폰테의 협업으로도 유명하다. 두 사람은 여러 편의 오페라를 작곡했지만 ‘여자는 다 그래’는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와 함께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부파(opera buffaㆍ희극적 오페라)다.

‘여자는 다 그래’의 배경은 18세기 나폴리다. 총 2막에 불과하지만 당시 자유분방한 연애 현장을 한껏 엿볼 수 있다. 진정한 사랑을 믿는 자매와 사랑에 냉소적인 돈 알폰소, 하녀 데스피나. 두 사람은 자매의 믿음에 금이 갈 작전을 짠다. 사랑을 믿는 이들에게 ‘사랑은 배신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1막 = 이탈리아 나폴리의 카페에 앉아있는 두 젊은 청년 구글리엘모와 페르난도. 그들은 예쁘게 생긴 자매 피오르딜리지, 도라벨라와 연애 중이다. 두 청년은 카페에서 자신의 애인 자랑을 늘어놓는다. 하지만 냉소적인 철학가돈 알폰소는 두 청년의 믿음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누구나 사랑을 떠들지만 정작 사랑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두 자매도 기회만 있다면 마음을 바꿔 새로운 사랑을 찾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랑에 빠져있는 두 청년은 알폰소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 애인의 명예를 지키려 결투까지 신청하지만 알폰소는 두 청년에게 상금까지 걸어가며 내기를 제안한다. “하루만 그녀들과 떨어져 있으라.”

내기를 알 턱이 없는 자매는 저녁시간이 와도 찾아오지 않는 애인의 소식을 궁금해 한다. 그런 자매에게 알폰소는 근심 가득한 얼굴로 “두 청년이 군대에 가게 됐다”고 알린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자매는 크게 놀라면서도 그의 말을 믿지 않는다. 그러자 알폰소는 하녀인 데스피나와 짜고 음모를 꾸민다. 자매가 새로운 애인들과 사랑에 빠지도록 유도하기 위해 알폰소가 사전에 돈으로 데스피나를 매수한 거다.

알폰소와 데스피나는 “군대 간 사내들은 곧 새로운 애인이 생길 테니 너무 슬퍼하지 말고 새 애인을 찾아보라”고 부추기면서 새로운 애인 후보를 준비시킨다. 그런데 그들이 바로 알바니아 군인으로 변장한 구글리엘모와 페르난도다. 변장한 두 청년은 자매의 아름다움에 반한 것처럼 하면서 서로 애인을 바꿔 구혼을 시작한다.

하지만 자매는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다”며 그들의 구애를 단호히 거절한다. 그러자 절망한 듯한 두 청년은 가짜 독약을 마신다. 이번에는 의사로 변장한 데스티나가 그들의 의식을 되찾게 해주면서 “두 청년의 구혼을 받아들이라”고 부추긴다. 살아난 두 청년은 자매에게 다시 사랑을 호소하며 키스를 해달라고 한다. 하지만 이번에도 자매는 불같이 화를 내며 거절한다. 
김현정 체칠리아|성악가(소프라노) sny409@hanmail.net|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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