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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주에게 경영을 위임하다김진 맛잡이슈퍼 대표
[215호] 2016년 11월 18일 (금) 07:54:16
이호 기자 rombo7@thescoop.co.kr

   
▲ 김진 대표는 대화하고 소통하는 본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여러 브랜드의 가맹점을 10여년 운영했다. 처음에는 잘나가다가도 유행이 지나면서 폐점을 반복했다. 이런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 메뉴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랬더니 가맹점을 내달라는 이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착한 가격으로 포차 시장에 당당히 출사표를 던진 김진(35) 맛잡이슈퍼 대표의 이야기다.

1900원, 3700원, 3900원. 올해 창업시장을 뒤흔드는 저가 포차 브랜드가 내세우는 가격대다. 이런 가격은 브랜드 이름에도 고스란히 들어가 소비자를 붙잡고 있다. 깊어지는 불황으로 젊은층이 지갑을 열지 않자 저가로 공세를 펴는 것이다. 문제는 창업자에게는 그리 좋은 환경이 아니라는 점이다. 판매가를 낮추다보니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게 창업자들의 이구동성이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자신만의 메뉴를 개발한 이가 김진 대표다. 2015년 가을께 싸면서도 맛있는 그러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메뉴 개발에 몰두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2015년 12월 맛잡이슈퍼다. 콘셉트는 젊은 세대부터 중장년층 세대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복고풍이다. 1980년대의 정겨운 분위기와 슈퍼안주 1000원, 메인안주 3800원, 특급안주 8800원 등 거품을 뺀 착한 가격의 안주를 판매한다. 오픈 이후 고객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특별한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가맹점을 내달라는 이들이 찾아왔다. 입소문만으로 22개 매장을 오픈했을 정도다.

김 대표의 집안은 대대로 장사를 해왔다. 과일 도매를 하던 할아버지에 이어 아버지도 과일가게, 슈퍼 등을 운영했다. 하지만 집안 형편은 어려웠다. 그는 그때부터 돈을 벌고 싶었다고 한다. “좋은 집에서 살고 싶었어요” 중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부모님에게 용돈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신문돌리기, 주유소 알바 등을 하면서 생활비와 용돈을 벌었죠.” 대학 진학을 포기한 그는 군 제대 후 주류를 취급하는 여러 업소를 돌면서 돈을 벌었다.
   
김대표는 자신이 번 돈을 밑천삼아 2013년 당시 유행하던 스몰비어 프랜차이즈의 문을 두드렸다. 자신을 포함해 지인에게도 매장을 하나씩 내주면서 스몰비어 매장만 10여개를 운영했다. 그런데 1년여가 흐르면서 하나 둘 매장의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결국 자신의 매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폐업하면서 빚까지 떠안았다.

“브랜드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등을 배우기 위해 유행 아이템을 선택했는데, 비싼 수업료를 낸 셈이 됐죠. 차별성과 경쟁력이 없는 유행 아이템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을 배우게 된거죠.” 그가 지난해 경쟁력 있는 메뉴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고 맛잡이슈퍼를 창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맛잡이슈퍼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 “메뉴의 판매가는 낮지만 수익률에서는 자신있다”는 것이다. 식자재를 대량 구입해 단가를 낮췄을 뿐만 아니라 전용상품 이외에는 가맹점주가 저렴한 곳을 찾아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활로를 열어놨기 때문이다. 가맹점의 특성에 따른 메뉴 추가도 적극적이다.

“본사 정책에 위배되니까 하지마라가 아니라 한번 해보세요라고 이야기해요. 가장 중요한 것은 가맹점주의 수익이니까요.” 가맹점주에게 중요한 경영권까지 위임한 셈이다. 1000원 안주에 소주 한잔 걸치고 갈 수 있는 정감있는 브랜드. 그의 바람이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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