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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공약 헛소동에 그치면 ‘역풍’트럼프 시대 경제 어떨까
[216호] 2016년 11월 22일 (화) 06:00:54
송종운 새사연 자문위원(경제학 박사) menwchen@mac.com

도널드 트럼프는 세계 경제를 어떻게 만들어 놓을까.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 말이 시시때때로 바뀌는 데다 공약도 구체적이지 않다. 문제는 트럼프 시대의 경제다. 전통적으로 공화당 시절엔 미국 경제가 신통치 않았고, 이는 정치적 갈등을 일으켰다. 트럼프의 파격 경제공약이 헛소동에 그치면 정치적 역풍을 맞을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 트럼프가 당선 이후 공약을 뒤집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사진=뉴시스]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했다. 문제는 트럼프의 당선이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줄곧 말 바꾸기를 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는 당선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선거 기간 내내 ‘오바마 케어’를 당장 중단하고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겠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던 그는 당선 이후 인터뷰에서 “그런 적 없다”며 물러서는 모습을 보인 건 대표적 사례다. 

트럼프 이후 경제 전망도 불투명하다. 기존 공약,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참고해 대략적인 추측을 할 수 있을 뿐이다. 무엇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와 전반적으로 다른 경제 정책 기조를 내세울 게 분명해 보인다. 이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기초해 규제완화를 가속화하고 감세를 추진하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에 기초한 분석이다. 대외 부분도 마찬가지다.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고립주의, 보호무역주의를 지향할 가능성이 높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경제 분야에서 이런 경향을 쉽게 볼 수 있을 듯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전과 달리 미국의 일방적 이익을 관철하는 데 주력할 수 있어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등 기존 정권이 틀을 갖춰 놓은 무역 협정을 수정할 공산도 크다. 트럼프 자신의 영향력 증명을 위해서라도 기존 합의된 틀을 흔들 수도 있다.

   

단기적으로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의 정치적 태도가 금융 시장의 불안을 높이고 경제 심리를 악화시킬 공산이 크다. 트럼프 지지층의 민심은 경제 공약 중 인프라 투자의 향방에 따라 움직일 확률이 높다. 다만, 대규모 인프라 투자의 혜택이 트럼프의 강력한 지지층인 백인 노동자계급에게 돌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결국 트럼프의 관건은 지지층을 만족시킬 수 있는 거시 경제 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 여부다. 그렇지 않으면 트럼프의 공약은 괜한 ‘헛소동(much ado about nothing)’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최악의 경우 임기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정치적 역풍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중기적인 영향도 부정적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골드만삭스에 좋은 것이 미국에도 좋은 것이다’는 말이 시장의 큰 호응을 얻었다.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금융 가속기 이론’도 신뢰를 얻었다. 버냉키는 금융 부분에 막대한 지원을 하는 것은 실물 부문으로 위기가 번지지 않게 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고 결국 실행에 옮겼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미국 경제는 더 이상의 침체로 빠지지 않고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 산업에 실시한 막대한 지원은 빈부격차를 가속화했고 이는 기득권 불신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이 트럼프의 당선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쳤음은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미국 경제는 현재 고용 없는 성장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주된 과제는 벤 버냉키의 불충분한 처방을 어떻게 채워나갈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트럼프가 공화당 소속이라는 점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화당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8년 만에 집권하게 됐다. 게다가 상
하원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이에 따라 공화당은 조지 부시 행정부 4년(2003~2007년) 이후 처음으로 행정부와 입법부를 모두 장악하게 됐다. 흥미로운 사실은 민주당과 공화당 집권의 역사를 살펴보면 민주당에 비해 공화당 집권 시기 경제성과가 신통치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1953년 이후 공화당 집권기와 민주당 집권기의 경제성과를 비교하면 공화당 집권기 경제성장률은 민주당 집권기보다 0.7%포인트, 주가상승률은 2.5%포인트 낮았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은 0.3%포인트 높았다.

이런 모습은 정권 교체기에도 나타난다. 정권교체기(민주당→공화당)와 민주당의 재집권기(민주당→민주당)를 비교하면 경제성장률(-0.8%), 주가상승률(-6.2%), 물가상승률(0.5%)의 격차는 더 확대 된다. 이는 민주당은 확정적 재정정책을 고수하고 공화당은 보수적인 재정정책 기조를 계승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문제는 경기침체가 정치적 갈등을 높일 수 있다는 데 있다. 2007년 서브프라임 위기를 정확히 예측한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경제학)는 “7~8년 이상 지속된 경기침체는 경제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정치적 갈등으로 확산된다”고 주장했다.

거시 경제 순환구조 만들어야

실러 교수는 그 근거로 1929년 시작된 대공황이 제2차 세계대전을 불러일으킨 사건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제위기가 2014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비화한 것을 들었다. 경기침체가 사회
정치적 갈등의 격화로 이어질 수 있으니, 서둘러 경제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트럼프 때문에 세계전쟁이 발발한다고 속단하긴 어렵다. 하지만 심각한 사회문제와 갈등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대선 승리로 미국과 미국인, 그리고 전세계는 역사의 나쁜 영향과 마주치게 됐다.
송종운 새사연 자문위원(경제학 박사) menwchen@mac.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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