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꺾인 대형 할인점

▲ 위기 상황에 직명한 대형 할인점들이 돌파구를 찾고 있다.[사진=뉴시스]
편의점과 온라인쇼핑의 성장세가 무섭다. 정체에 빠졌던 백화점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어째 대형할인점(마트)은 점점 하락세다. 미래가 밝지도 않다. 경쟁력이었던 ‘식품’ 카테고리 주도권도 온라인 쇼핑에 빼앗기고 있다. 자존심이 바닥까지 추락했지만 반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급성장하던 업종도 어느 순간 기세가 꺾여 곤두박질친다. 최근 몇년간 대형 할인점이 그렇다. 빠르게 증가하던 대형 할인점은 2012년을 기점으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2008년 이마트는 전국에 119개의 점포를 운영했다. 2012년에는 점포수가 147개까지 늘었지만 그 이후에는 해마다 1개에서 많아야 6개 점포만 증가했다. 현재 전국의 이마트 점포 수는 158개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사정은 비슷하다. 2008년 113개였던 홈플러스 점포는 2012년에 133개로 20개가 늘었지만 현재 점포 수는 141개다. 롯데마트의 가파르던 성장세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63개이던 점포는 2012년 103개로 대폭 증가했지만 현재는 118개로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했다.

당연히 실적도 저조하다. 4분기 연속 매출이 늘어난 백화점, 간편식 수요 증가로 매출신장률이 상승한 편의점과 대조적이다. 특히 롯데마트의 실적이 저조했다. 매출은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롯데쇼핑의 할인점 사업부문은 지난해 3분기 2조2490억원의 매출, 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1840억원, -270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이 쪼그라들었다. 신선식품(-1.9%), 가공식품(-0.6%), 생활(-4.1%), 의류ㆍ잡화(-4.5%) 등 어느 것 하나 재미를 보지 못했다.

문제는 바닥으로 떨어진 대형 할인점의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적다는 거다. 김근종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형 할인점의 장기 성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1~2인 가구가 늘어 전반적으로 고객 수가 증가하기 어려운 데다 인터넷ㆍ모바일쇼핑 시장과 경쟁하기에도 부담스럽다는 거다.

수년간 지속돼온 매출 부진과 경쟁심화에 따른 마진 하락 등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 개선의 여지 역시 많지 않다. 이런 이유로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개별 점포별로 손익을 따지게 될 공산이 크다는 게 김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점포전환 또는 폐점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20~30대 고객층이 온라인과 편의점으로 이동하면서 신규출점의 여지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규모의 경제를 확대할 기회는 점점 더 사라진다는 거다.

그렇다면 이런 위기 상황에 직면한 대형 할인점은 어디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까. 여 애널리스트는 “할인점의 유일한 돌파구는 신선식품을 강화하고 자체 온라인채널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온라인쇼핑 시장에 식품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지만, 자체 온라인 채널을 확대하면 거기서 차별화와 경쟁력을 이룰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기존 점포의 물류거점을 이용하면 온라인쇼핑몰보다 배송경쟁력에서도 앞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형 할인점들이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선택의 기로에 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