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상 어쩌나

▲ 11월 도시가스 요금이 오른데 이어 내년 상하수도 요금도 오를 전망이다.[사진=뉴시스]
유례없는 불황으로 서민들의 곡소리가 커지고 있다. 벌이는 신통치 않은 데 소비할 건 많아서다. 최근에는 생필품의 가격까지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공요금까지 꿈틀대고 있다. 마음도 시린데, 이젠 난방비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지난해는 담배가격 인상으로 시작했다가 소주가격 인상으로 한해를 마무리했다. 담배는 평균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랐고, 소주의 출고가격은 5~6% 인상됐다. 지난해 11월,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가 참이슬의 출고가격을 5.6% 올리자 롯데주류ㆍ무학ㆍ보해 등도 뒤따라 가격을 인상한 거다. 리딩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나머지 업체들이 이어 가격을 올리는 ‘도미노 효과’가 여지없이 나타났다.

올해 역시 가격 인상으로 한해를 시작했다. 1월 1일부터 코카콜라음료는 스프라이트 등 탄산음료 가격을 평균 7% 올렸다. 그 바통은 제과업계가 이어받았다. 롯데제과가 비스킷류 가격을 8.4% 올렸으며, 해태제과는 껌, 비스킷, 파이 등 9개 제품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식음료업계 가격 인상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지난해 소주가격  인상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혹시 맥주도 가격이 오르는 거 아니냐”고 했던 우려가 1년여 만에 현실이 된 거다. 지난 11월 1일 맥주업계 리딩업체인 오비주류는 카스 등 주요제품의 출고가를 5.6% 올렸다. 다른 업체들의 가격 인상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코카콜라음료가 또 한 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번에는 스프라이트 대신 코카콜라와 환타의 출고가격이 평균 5% 올랐다. 가격 인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화장품업계마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의 한국법인인 로레알코리아는 최근 계열사 화장품 가격을 인상했다. “수입 원가가 올랐고 인건비와 물가도 상승했다”는 게 이유였다. 가뭄으로 원두 가격이 올라 스타벅스가 미국에서 가격을 소폭 조정하자 국내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을 우려한 것도 같은 이유다. 이렇듯 지갑을 열 소비자들의 이목이 혼란스러운 국정에 몰려 있다 보니 업체들이 눈치만 보다 “이때다” 하고 가격을 올리는 분위기다.

문제는 이런 분위기가 공공요금 인상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실제로 11월 1일부터 도시가스 요금 평균 6.1% 인상됐다. 지난해 9월 이후 1년 2개월만의 인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요금에 적용되는 환율은 하락했지만,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누적된 인상요인을 ‘원료비 연동제’에 맞춰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서울시 하수도 요금 10% 인상을 시작으로 전국 자치단체 상하수도 요금도 오를 전망이다. 민간기업의 가격 인상에 이은 공공요금 인상 도미노가 시작됐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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