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를 사는 국민들

 

“촛불집회는 생전 처음입니다.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을 때도 가슴은 아팠지만 취업 준비를 핑계로 외면했습니다. 한심한 사람이란 거 알지만, 그만큼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취업을 못했네요. 얼마 전에도 면접에서 떨어졌죠. 엎드려 우는 제게 어머니가 농담 섞어 이런 말을 건네더군요. ‘미안하다. 내가 최순실씨를 알고 있었다면 네가 이렇게까지 안해도 되는데….’ 그 말이 왠지 더 서글펐습니다. 이 상실감을 풀 데가 여기 밖에 없어요. 곧 또 면접이 있는데, 잘 보면 무얼 합니까. 어차피 정유라도 아닌걸요.”

한 청년의 울분 섞인 외침입니다. 당신은 어떠십니까? 촛불집회를 마치고 광화문 광장을 나온 국민 모두는 이 청년처럼 화가 나지 않았을까요? 박근혜 대통령은 “단 한번도 사익私益을 추구한 적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한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백번 양보해 그렇다고 칩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랄 만한 ‘큰 죄’를 지었습니다. 국민 마음 속에 ‘상실감’을 안겼기 때문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시린 겨울보다 추운 ‘상실의 시대’를 겪고 있습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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