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이 일상이 돼서야 …

▲ 거짓말 때문에 나라가 난리다. 문제는 거짓말이 일상화 돼 있다는 점이다.[사진=뉴시스]
10만원을 받기로 하고 1시간 강의를 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강의료가 15만원이 들어왔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5만원을 돌려주겠는가 모른 척하겠는가. 한 업체가 이와 같은 실험을 했는데, 결과가 우스꽝스럽다. 5만원을 돌려준 이가 단 한 명도 없다. 거짓말, 일상적인 일일지 모른다. 이게 정말 문제다.

온 세상이 시끄럽다.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알 수 없다. 불편한 진실을 감출 것인가,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말할 것인가.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것이 더 큰 혼란을 가져오는 것이 아닐까. 마치 마법의 상자에 빠진 듯한 두려움을 느낀다.

교육 플랫폼 제작업체인 ‘SERI CEO’에서 출연료가 10만원임을 밝히고 출연자를 섭외했다. 촬영 후 15만원이 든 봉투를 주고, 그들의 태도를 관찰했다. 대부분은 추가로 지급된 5만원을 돌려주지 않은 채로 수령했다. 사람의 도덕성이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 시험해 본 좋은 사례다. 

쉽게 흔들리는 인간의 도덕성

우리 회사(유앤파트너즈)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우리는 매년 방학마다 대학교가 50만원을 지원하고 근로기준법에 준하는 나머지를 회사(유앤파트너즈)가 부담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회사(유앤파트너즈)가 학생에게 임금을 지급하면 학교에서 회사로 50만원을 지불하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엉뚱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해 말 학생들에게 지급한 임금의 일부가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아 학교 측에 문의 해보니 이상한 답변이 날아왔다. “50만원을 두 명의 학생 통장으로 직접 넣어주었다.” 행정팀에 문제 해결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돌아오는 답변은 더 어처구니가 없었다. “학생들이 돌려주면 모를까 행정상 돈을 지불했으니 더이상 책임이 없다. 이번 해부터 학생에게 직접 준다는 공문을 보냈다.”

 
학생들과 대화를 통해 해결하라는 황당한 말에 ‘이건 사회적으로 바로잡아야 할 잘못된 일이다. 아직 사회에 첫발도 들여놓기 전인 학생들을 깨우쳐 줘야 한다’는 정의감까지 들었다. 더구나 두 달이나 우리 회사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인턴수업을 받은 학생이니 ‘몰라서 그렇지, 당연히 돈을 돌려줄 것이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결과는 의외였다. 전화 받은 학생 두 명 모두 “석 달이나 지난 일인데, 왜 이제야 전화를 하느냐” “그 큰 돈을 지금 와서 어떻게 다시 돌려주느냐, 회사에서 모두 지급한 것이니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다”라는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 학교에 이런 사실을 알리니 “요즘 아이들이 다 그래요. 어쩌겠어요? 저희도 방법이 없습니다”라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학생들에게 선의로 인턴십 프로그램을 제공했는데 이런 결과로 돌아오니 씁쓸했다.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경력도 쌓지 않은 학생들을 통해 본 듯해서 섬뜩했다.

학생들에게 전이된 거짓말

언제든 우리는 원치 않는 불편한 진실과 마주칠 수 있다. 그러나 진실만이 엉킨 실타래 매듭을 풀 수 있다고 믿는다.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상황에 처해 있어도 절대 거짓말을 해선 안 된다. 어느 순간에도 진실을 말해야 한다. 진실을 밝히는 것은 상대의 인격을 존중하는 행동이고 진실을 숨기는 것은 상대가 현명하게 결정할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다.” 진실 공방이 오고 가는 현재 시국에서도 칸트의 가르침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 줄 것이라 믿는다. 
유순신 유앤파트너즈 대표이사 susie@younpartners.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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