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GS 2020 後日譚

 
스웨덴의 이케아(IKEA), 이탈리아의 스메그(SMEG),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iphone). 이 셋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는가. 답은 간단하다. ‘뛰어난 디자인’이다. 이들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는 데 디자인이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거다.

고려대 디자인 조형학부 졸업생 30명이 ‘THINGS 2020’ 전시회(11월 17~24일)를 기획하면서 ‘디자인’을 강조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능만을 강조해선 글로벌 시장을 사로잡기 어려운 세상이 됐기 때문이다.

‘THINGS 2020’ 전시회에는 임아현, 이국호, 임정섭, 정강희, 최효준 등 ‘디자인 한국’을 이끌어나갈 예비 산업 디자이너들이 참여했다. 고대 교수 6명이 제자들의 꿈을 다듬어줬다. 이들이 만든 작품은 50여개다. 디자이너들이 만들었다고 해서 단순 ‘디자인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인간과 기술력을 잇는 ‘제품’도 작품이 됐다.

이 중 눈길을 끈 작품은 ‘스마트 역량 평가 게임’. 이는 피교육자인 사람과 기술력(교육 솔루션)을 창의적으로 잇는 맞춤형 학습방법이다. 학습자 중심의 콘텐트와 서비스를 제공해 ‘창의적인 학습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게 이 게임의 개발 목적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게임패드에 스마트 기기를 삽입해 게임을 시작한다. 아이들이 각자의 게임 캐릭터를 선택하면 우주여행이 시작된다. 문제를 풀 때마다 원 모양 행성에 라이트가 켜지는데 그 불빛을 따라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문제를 푸는 동안 플레이어의 역량이 쌓이고, 마지막에 결과가 산출된다.

이 작품을 만든 임아현 예비 산업디자이너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평균 학습시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편에 속하는 데 효율성은 떨어진다는 보도를 접한 후 ‘스마트 역량 평가 게임’을 구상했다”면서 말을 이었다. “내 아이가 무엇에 흥미를 가졌는지, 어떤 분야에 재능을 가졌는지 제때 파악하거나 알아채기 힘든 바쁜 부모들을 위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어요.”

이와 함께 ‘시티 타운 카’도 조명을 받았다. 이는 가까운 미래의 도시를 주행할 자동차인데, 주변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을 정도로 ‘천천히’ 주행한다. 움직이는 공간 속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대화할 수 있다는 게 특징. 디자인을 통해 자동차에 ‘인문학’을 심은 셈이다. 이 작품에 참여한 신혜원 디자이너는 이렇게 말했다. “옆면에서 봤을 때 모서리를 다르게 만들어 정적인 형태를 피하고 경쾌함을 강조했습니다. 조명이 켜지고 꺼짐을 통해 충전, 주행, 정차 등의 상태를 표시합니다. 비대칭 사다리꼴이지만 일정한 차제를 통해 통일성을 줍니다.”

이처럼 디자인은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게 아니다.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고, 라이프스타일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디자인은 현대 사회의 모든 걸 포괄한다. 우리가 보고 즐기는 모든 영역이 ‘디자인’이라는 얘기다.   
권세령 더스쿠프 문화전문기자 christine@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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