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희승 시루향기 대표

▲ 진희승 대표는 시루향기의 성장 배경에 신뢰가 있다고 말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공동창업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속설이 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향하게 마련이라서다. 그런데 3명의 공동대표가 10년 동안 브랜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회사가 있다. 명품콩나물국밥 시루향기다. 진희승(49) 책임대표에게 비결을 들었다.

콩나물국밥은 쓰린 속을 달래주는 한국의 대표적 해장국이다. 콩나물국에 밥을 만 형태의 음식으로, 맛이 담백하고 국물이 시원한 게 특징이다. 이런 콩나물국밥이 최근 창업시장에서 다시 각광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2007년 론칭해 현재 80여개의 가맹점을 운영중인 시루향기가 있다.

시루향기의 모태는 2002년 대전에서 오픈한 향기콩나물국밥집이다. 당시 매장을 오픈한 이는 현재 시루향기에서 기술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이용배 공동대표다. 오픈 이후 매장이 대박을 치면서 주위에서 내달라는 이들이 늘기 시작했다.

고민을 하던 이 대표는 당시 친분이 있던 이들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함께 의기투합하게 된다. 그들이 진희승 책임대표와 어중혁 관리 공동대표다. 진 책임대표는 당시 대전에서 유통 판촉 관련된 개인회사를 운영 중이었다.

프랜차이즈에 대한 지식은 없었지만, 자신의 경험을 살린다면 가능하다는 생각에 손을 잡게 됐다고. 3인 공동대표로 시작됐지만, 업무는 분업화됐다. 진 책임대표의 말이다. “기본적인 신뢰가 있고, 지금도 서로를 많이 의지하고 있어요.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 믿음이 더 공고해졌어요.”


진 대표의 경영철학은 신뢰다. “프랜차이즈를 진행하면서 손해를 보더라도 사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진 대표의 사람을 좋아하는 한 사례가 있다. 2014년 대전 중심가에서 대형매장으로 오픈한 점주가 있었다. 그런데 비싼 임대료와 상권 특성으로 인해 매출에 어려움을 호소하자, 진 대표가 개인의 돈을 들여 매장을 인수했다.

당시 그런 그를 보고 주위에서는 “대표가 그럴 필요까지 있느냐,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바보 대표”라는 말까지 들었다. 그 매장은 1년 정도 운영되다 결국, 폐업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을 잃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그 점주는 현재 그의 지인 중 한명이 됐다. 진 대표를 비롯해 시루향기의 신뢰는 끈끈하다. 시루향기 가맹점의 80% 이상이 점주의 지인이나 본사 지인, 종업원으로 근무했던 이들이라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진 대표는 앞으로 시루향기를 명품 콩나물국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매장에서 6시간 직접 우려낸 전통 수제육수만을 고집하는 것도 한 이유다. “좋은 식재료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소비자와 가맹점주 모두에게 인정받고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 지금까지 지켜온 것도 정직이죠.” 가맹점이나 지사에서 가맹본부에 불만이 없는 이유도 바로 정직함을 고수했기 때문이란다.

“가맹점을 많이, 빠르게 내는 것보다 오픈한 매장이 오랫동안 유지되면서 신뢰를 쌓아가는게 바람이에요.” 정직과 신뢰 바탕의 사업이 바보로 취급되는 현 상황에서 진희승 대표의 진한 향기가 어려운 창업시장에 작은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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