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명가 인텔 ‘삼성의 땅’ 노리다
시스템 명가 인텔 ‘삼성의 땅’ 노리다
  • 고준영 기자
  • 호수 219
  • 승인 2016.12.15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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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공략하는 인텔

▲ 인텔이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진출하면서 향후 시장의 향방을 예측하기 힘들어졌다.[사진=뉴시스]
인텔이 신기술이 집약된 ‘메모리 반도체’를 선보였다. 이른바 P램이다. 저장용량이 큰데다 속도도 빠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선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스템 반도체의 명가 인텔이 부전공이나 다름없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라서다. 인텔의 공세, 반도체 시장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반도체 시장의 ‘격변’이 예상되고 있다. 세계 반도체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인텔이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등이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면서다. 인텔의 전공은 시스템 반도체다. 지난 9월 인텔은 새 메모리 반도체 기술 ‘3D크로스포인트(3D Xpoint)’를 발표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지 1년여 만에 론칭한 신기술이었다. 완제품을 공개한 건 아니었지만 이 반도체의 기술을 읽을 수 있는 정보가 담겨 있어 시장의 이목이 쏠렸다. 3D크로스포인트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중 하나인 P램(Phase-change RAM)으로 분류되고 있다. P램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대표하는 두 축인 D램과 낸드플래시의 장점을 모은 기술이다.

D램의 빠른 처리 속도에 낸드플래시의 비휘발성(전원을 차단해도 저장된 정보가 지워지지 않는 성질)과 큰 저장용량을 덧붙인 반도체인 셈이다. 이쯤 되면 메모리 반도체의 판을 바꿀 수 있는 기술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국내 반도체업체들은 발걸음이 빠르지 않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의 플랜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내 반도체 산업에 위기가 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인텔의 움직임에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관계자의 말이다.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얘기는 20년 전부터 나왔다. 우리는 10년 전에 이미 P램을 생산한 바 있다. 하지만 시장이 만들어질 만한 수요가 없어 철수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P램은 포지션이 애매해 현재로선 시장이 생길 가능성이 낮다. 물론 우리도 연구개발(R&D)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밀가루를 잘 뽑는 기업이 국수도 잘 만들기 때문에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다.”

한편으론 설득력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현실감이 떨어지는 주장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격변의 시기를 지날 때마다 ‘패자覇者의 얼굴’이 달라졌다. 초기엔 미국, 1980~1990년대는 일본, 그 이후엔 한국이 주도권을 잡았다. 메모리 반도체 기술의 패러다임이 바뀌면 한국의 아성이 무너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면서 반도체 시장도 변화를 맞고 있다.

류세은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위원은 “기존 메모리 반도체 기술은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많다”면서 “반도체업체들이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P램을 두곤 “저장용량은 클수록 가치가 높아 안정적으로 양산할 수만 있다면 시장은 언제든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이렇게 전망했다. “반도체는 1~2년 차이로 기술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10년 전과 지금의 P램은 기술 수준이 다르다. 이제는 기술력 싸움이다. 절대 강자는 없다. 누구든 차세대 반도체를 양산해 시장을 선점하면 판도는 달라질 것이다.”

언제 ‘격변’이 몰아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한가지 확실한 건 준비하지 않으면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이전에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패권을 인텔이 갖고 있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삼성전자도 ‘역전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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