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꽃잎 흐드러지듯…

한경원 작가의 바라보다展

▲ ❶바라보다_73x61㎝_Mixed Media on Korean Paper_2016 ❷바라보다_73x61㎝_Mixed Media on Korean Paper_2016 ❸바라보다_73x61㎝_Mixed Media on Korean Paper_2016

“산책하는 동안은 세상으로부터, 저 자신으로부터 자유롭게 돼요. 숲에서 제가 위로받듯이 누군가도 이 작품을 보며 마음이 따뜻해졌으면 합니다.” 한국화가 한경원 작가의 9번째 개인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회의 타이틀은 ‘바라보다’이다. ‘숲…저 너머에’ ‘숲…마음이 순환하는’ ‘산책일지’ ‘숲…머물다’ ‘봄’ 등 한 작가의 이전 전시 스토리와 궤를 함께하는 일종의 연작이다.

산책은 하나의 일상이다. 질서정연하지 않은 자유로움. 꽃과 잎의 살랑거림, 나무와 숲의 공간. 자연의 고요한 리듬을 표현한다. 콜라주 작업하듯 한지를 덧붙여 색을 입히고 한지가 중첩된 상태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낸다. 내안 깊숙이 자리 잡은 기억들. 내면의식의 흐름을 이미지화한다. 내 마음으로 나를 찾아가는 여행. 그곳에는 이야기가 참 많다. [작가노트]

여섯 차례의 연작을 꿰뚫는 공통 콘셉트는 ‘숲’이다. 물론 이번 개인전은 차별화된 콘텐트가 있다. 과거의 작품들은 숲을 주제로 이야기를 만들고 그 안을 거닐며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형상화하는데 중점을 뒀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 ‘바라보다’에서는 다르게 접근했다. 작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데 집중했다.

▲ ❹바라보다_97x73㎝_Mixed Media on Korean Paper_2016 ❺바라보다_97x73㎝_Mixed Media on Korean Paper_2016 ❻바라보다_97x73㎝_Mixed Media on Korean Paper_2016

마음속의 공간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무의식을 캔버스에 그대로 담았다. 그래서일까. 이번 전시회 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가슴 한편에 남아있는 추억의 시간이 꽃잎 흐드러지듯 휘날린다. 저 너머로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계절의 변화와 더불어 다시 피어오르는 새싹과 꽃봉오리가 화려하게 비상하듯 말이다.

코끝에 와닿는 햇살의 간지러움, 종아리를 건드리는 바람. 산책하고 돌아온 뒤 남아있는 모습이 화선지의 질감을 통해 그대로 느껴진다. 오감을 열고 눈앞의 대상을 마음 깊이 받아들여 나만의 새로운 세상으로 재창조해내는 과정의 결과인 셈이다.

한경원 작가의 작법엔 자신이 숲에서 받은 위로를 다른 이에게 그대로 전하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다. 작고 가는 나무로 사람을 표현하고, 그 주위를 한결같이 숲이 지키고 있다. 숲 주위의 노란색 밝은 빛을 통해선 ‘다 잘될 거야’라고 위로하는 긍정적인 메시지가 느껴진다. 작품을 통해 마음이 따뜻해지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한 작가의 바라보다展은 12월 14일 수요일부터 12월 20일 화요일까지 서울 인사동 공평아트갤러리에서 열린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7시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고준영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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