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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칼바람, 죽지도 않고 또 왔네증권업계는 지금 구조조정 중
[219호] 2016년 12월 14일 (수) 06:31:25
강서구 기자 ksg@thescoop.co.kr

찬바람이 불자 증권업계의 구조조정 이슈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업황 부진으로 실적이 떨어지는데다 인수ㆍ합병(M&A)에 성공한 대형 증권사의 인력감축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시장에서는 2014년의 ‘구조조정 광풍’이 다시 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주요 증권사가 인력감축에 나서면서 구조조정이 업계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사진=뉴시스]

증권업계가 올해도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비껴가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폐업, 인수ㆍ합병(M&A)으로 업계의 지각 변동이 일어난 2014년의 ‘구조조정 광풍’이 다시 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2014년 애플투자증권, BGN투자증권이 부진을 이유로 자진 폐업에 나서면서 증권사의 수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60개 아래로 떨어졌다. 또한 삼성증권ㆍ대신증권ㆍHMC투자증권ㆍ유안타증권 등이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문제는 이런 증권업계 구조조정의 분위기가 올해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인력감축의 포문은 연 것은 대신증권이다. 대신증권은 임금 피크제 도입을 앞둔 지난 6월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98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대신증권의 희망퇴직은 2014년 5월 300여명이 떠난 이후 2년 만이다.

   

M&A에 성공한 대형증권사에도 감원 바람이 불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0월 노동조합의 찬반투표를 거쳐 근속연수 10년 이상이나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에 나섰다. 자발적 희망퇴직을 합의로 노사 공동접수로 진행된 희망퇴직을 통해 모두 154명의 직원이 NH투자증권을 떠났다. 이 역시 2014년 합병 이후 2년 만에 이뤄진 구조조정이었다.

이때부터 다른 증권사도 인력 구조조정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로 KB투자증권과의 통합을 앞둔 현대증권도 11월 2년 만에 희망퇴직을 접수 170명의 직원을 정리했다. 또한 KB투자증권도 지난 7일 근속연수 3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 받아 52명을 희망퇴직 대상자로 최종 승인했다.

물론 최근 단행된 희망퇴직은 일회성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있다. M&A, 임금 피크제 시행 등의 영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 이후로 계획된 인력감축 계획은 없다”며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내년에는 3년 만에 신입사원 채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때만 되면 이뤄지는 구조조정은 계속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협회에 등록된 56개 증권사의 지점 수는 지난 3분기 기준 1179개를 기록했다. 2012년 3분기의 1734곳에 비해 555곳이 사라졌다. 2년 전인 2014년 3분기(1299곳)와 비교해도 120곳이 줄었다. NH투자증권ㆍ미래에셋증권ㆍ신한금융투자ㆍ한국투자증권ㆍ유안타증권 등이 110~160곳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년 사이 중대형 증권사가 1곳이 사라진 셈이다.

해도 시작된 증권사 인력 감축

|인력도 크게 줄었다. 증권업계 임직원 수는 지난 2014년 3분기 3만7026명에서 지난 3분기 3만5920명으로 1106명이 감소했다. 3년 전인 2013년과 비교하면 5300명에 달하는 증권사 직원이 여의도를 떠났다. 이는 대형증권사 2곳의 인력과 맞먹는 수준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회사 지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지점과 인건비 등의 고정비지출”이라며 “업황 부진을 버티려면 지점을 통폐합하고 직원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계약직 직원이 꾸준히 증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고정비를 낮추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증권업계에 부는 구조조정 칼바람이 더 매섭게 몰아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반짝 호황을 보였던 증권업계의 실적이 계속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3분기 증권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3분기 증권회사의 당기순이익은 5744억원으로 전분기(6214억원) 대비 470억원 감소했다. 누적 당기순이익은 3분기 1조8079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9212억원보다 38.1% (1조1133억원)이나 줄었다. 주식시장이 침체한데다 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우려 등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3분기까지 증시를 괴롭힌 악재에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슈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특히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인 채권 관련 이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실제로 3분기 증권사의 채권 자기매매 이익은 699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5.0%, 금액으로는 1조269억원 감소했다.

저금리 시기 증권사 수익의 효자 노릇을 한 채권 관련 자기매매이익이 급감하고 있어서다. 게다가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에서 나서고, 트럼프가 내세운 공약을 시행할 경우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 가격 하락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증권업계의 반등을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부진한 실적 구조조정 우려 키워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주가연계증권(ELS) 때문에 힘들었는데 하반기에는 채권 관련 손실이 우려된다”며 “계절적인 영향에다 투자심리까지 얼어붙어 내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증권사 손익분기점인 7조원대에서 5조원대로 급감하고 있다”며 “일시적인 현상이면 다행이지만 침체가 계속되면 증권사가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된 침체와 구조조정이 증권업계의 경쟁력 약화를 부채질한다는 우려도 있다. 장기간의 투자가 필요한 M&A나 기업공개(IPO)보다 자기매매, 기업금융 등 쉽게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가 단기성과에 급급하다 보니 덩치는 커졌지만 업력은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지난해 국내 M&A 재무자문시장에서 10위안에 든 국내 증권사가 3곳에 불과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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