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운이야! 그냥 밀어붙여
어차피 운이야! 그냥 밀어붙여
  • 이지원 기자
  • 호수 220
  • 승인 2016.12.1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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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책 이야기 「행운에 속지마라」

불확실한 시대에 살아남는 생존법

러시안룰렛으로 베팅해서 번 1000만 달러와 치과를 열심히 운영해서 번 1000만 달러의 가치는 같을까. 러시안룰렛에 더 많은 운이 작용했다는 점을 제외하면 구매력 면에서 둘 다 같은 돈이다. 회계사가 보기에도, 이웃이 보기에도 그렇다. 그런데 저자는 두 돈이 질적으로 다르다고 말한다. 로또 당첨, 주식 대박, 승진처럼 예상치 못한 행운을 자신의 실력이라고 믿으면 안 된다는 거다.

 
이 심상치 않은 논리를 펴는 이는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검은 백조(블랙스완ㆍBlack Swan)’ 이론을 소개해 주목을 받은 이다. 이는 과거 유럽 사람들이 백조는 모두 흰색이라고 믿었지만 검은 백조가 발견됐던 일화에서 비롯한 개념이다.

탈레브는 미국에서 발생한 1987년 블랙먼데이, 2001년 9ㆍ11테러,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예상치 못한 사건을 블랙스완에 비유했다.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ㆍBrexit),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 올해 일어난 굵직한 사건은 다수의 예측을 빗나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불확실성과 운을 두려워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개인, 회사, 사회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짐작할 수 없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탈레브의 답은 흥미롭다. 돈을 벌든 그렇지 않든, 사고를 당하든 그렇지 않든 모두 ‘운’이라고 말한다. 그의 지적은 부자들도 꼬집는다. “부자들의 성공비법을 다룬 「이웃집 백만장자」에 등장하는 영웅들은 과장돼 있다. 첫째, 이 책에 등장하는 부자들은 운 좋은 이들로만 구성돼 있다. 둘째, 이들이 백만장자의 반열에 오른 2000년은 세계 최대 강세장이었다.” 부자가 돈을 많이 번 건 순전히 ‘운’ 덕분이지 ‘실력’이 아니라는 얘기다.

지나친 ‘운명 결정론’이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이렇게 반박한다. “우리가 아무리 정교하게 선택하고 운을 지배할 수 없다.” 그러면서 탈레브 자신 역시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털어놓는다. “나는 트레이더로 오랜 세월을 보냈지만, 여전히 실수를 저지르기 쉬운 어리석은 존재다. 그래서 항상 나를 경계한다. 운에 속도록 타고 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운’에 지배당하는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탈레브는 불운할 때에도 품위 있는 삶의 자세를 유지하라고 조언한다. 어차피 좋은 운이든 나쁜 운이든 우리를 찾아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품위’는 소극적이지 않다. “ 「이웃집 백만장자」의 영웅들은 결과가 아니라 행동으로 평가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결국 최후는 운이 결정한다.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해결책은 품위뿐이다. 품위란 환경에 직접적으로 얽매이지 않고 계획된 행동을 실행한다는 뜻이다. 그 행동은 최선이 아닐 수도 있지만, 분명히 최상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행동이다. 억압 속에서 품위를 유지하라.” 환경을 따지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덤덤하게 밀어붙이라는 거다. 

세가지 스토리

 
「유리문 안에서」
나쓰메 소세키 지음 | 민음사 펴냄

올해는 일본의 ‘국민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서거 100주년이다. 일본이 열강으로 자리 잡던 시기에 활동했던 그는 일본 제국주의가 불러일으킨 참상과 파국을 누구보다 정확히 꿰뚫었다. 그러면서도 ‘여유파’라 불릴 만큼 세태를 직접 언급하거나 판단하는 것을 피했다. 자기 속내를 들어내는 데에도 주저했던 작가가 마침내 자신의 ‘진심’을 이야기한다.

「청소년을 위한 경제학 에세이」
한진수 지음 | 해냄출판사 펴냄

“오늘 사먹은 빵에도, 내가 입은 교복에도 경제학의 원리가 숨어있다.” 저자는 일상 속에 감춰진 경제 원리와 개념을 통해 청소년들이 경제적 사고력을 키우고 체계적인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 사고력은 합리적 판단을 하는데 도움을 주고,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 자기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데 중요한 자질이기 때문이다.

「성장을 넘어서」
허먼 데일리 지음 | 열린책들 펴냄

인류의 경제 활동과 생태계가 공존할 수 있을까. 저자는 그 핵심 방안이 ‘성장’이라는 신화를 무너뜨리는 데 있다고 말한다. 현시대의 경제 위기는 자연계를 무시한 채 인간의 중요성과 독립성이 과장된 데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양적 팽창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존 경제학의 근간을 뒤흔드는 새로운 관점과 윤리 원칙을 제시한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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