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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수출계약 또 진통 “수순인가 리스크인가”한미약품 두번째 구설
[220호] 2016년 12월 20일 (화) 09:00:57
고준영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 얀센이 임상실험을 유예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미약품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사진=뉴시스]
한미약품이 또 구설에 시달리고 있다. 한미약품과 기술수출계약을 맺고 있는 얀센이 (한미약품과 진행 중인) 임상실험을 중단한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다. 한미약품은 ‘임상실험 유예’일 뿐이라면서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얀센 측이 임상실험 유예의 구체적인 원인을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애먼 투자자의 속앓이만 깊어지고 있다.

한미약품에 두번째 제동이 걸렸다. 한미약품과 기술수출계약을 맺고 있는 글로벌 제약업체 얀센이 ‘임상환자 모집’을 유예하면서다. 지난 9월 30일 ‘베링거인겔하임과의 수출계약 해지’로 제동이 걸린 이후 2개월여 만이다.

이 사실이 알려진 지난 7일 한미약품의 주가는 큰폭으로 떨어졌다. 전날 34만8500원이던 주가가 하루 만에 31만1000원으로 10.8% 하락했다. 베링거인겔하임 사태 이후 가장 높은 하락률이었다. 장중 주가는 올해 최저 수준인 28만8000원까지 고꾸라졌다.

한미약품과 얀센과의 기술수출계약 규모는 9억1500만 달러(약 1조847억원).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계약 규모(7억3000만 달러)보다 25.3%가량 크다. 한미약품의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임상실험 유예가 얀센과의 계약 문제로 번진다면 베링거인겔하임 사태보다 더 큰 파장을 몰고 올 공산이 커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항간의 우려를 일축했다. “다소 오해가 있었다. 임상실험을 유예한다는 내용의 A증권사의 보고서를 몇몇 언론이 ‘임상실험 중단’으로 잘못 보도한 탓이다. 임상실험이 유예되는 건 임상과정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따로 공시하지 않은 것도 심각한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찜찜한 구석이 없는 건 아니다. 임상실험 중단이 아닌 유예라고 하더라도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기 때문이다. 익명을 원한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임상실험의 유예가 비일비재한 건 아니다”면서 “유예의 원인은 비용, 생산시설, 대상자 모집, 자금 투입의 우선 순위 등 다양한데 경우에 따라선 중대한 문제로 번질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얀센의 임상실험 유예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땐 우려가 컸다. 언급했듯 중대한 문제가 될 수도 있어서다. 지금은 ‘생산공정 문제’로 원인이 밝혀지면서 최초보도 때보다는 조금은 나아진 상황이다. 약품 자체의 본질적인 문제보다는 비용ㆍ시간 문제일 것으로 추측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원인은 여전히 밝혀진 게 없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낙관할 순 없다.”

사태가 불거지자 지난 8일 얀센 측은 “해당 약품의 생산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발표하면서 임상환자 모집 유예의 원인을 밝혔다. 하지만 생산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스탠스가 이상한 건 아니다. 해외 제약업체들은 개발 중인 약품의 정보를 어지간해선 공개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제약업계 투자자로선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껴안고 있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임상실험 유예는 공시대상이 아니다”는 한미약품의 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중대한 사안으로 번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업계 관계자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면 공시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의 자율공시 시행세칙 제8조-17에 따르면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사항’은 공시 의무가 있다. 하지만 한미약품은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만 밝혔을 뿐 선제적인 공시는 하지 않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향후 중대한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면 자율공시의무가 있다”면서 “그럼에도 공시를 하지 않았다면 해당 기업의 판단 실수다”고 지적했다.

한미약품은 9월 베링거인겔하임 사태 이후 주가가 절반 이하로 폭락하며 홍역을 크게 앓았다. 하지만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베링거인겔하임보다 훨씬 규모가 큰 계약들이 6건이나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 관계자의 말처럼 이번 임상실험 유예 사태가 별일 아닌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베링거인겔하임 사태 이후 한미약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높아져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이 특정 사안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확실한 정보를 전달하고 신속하게 공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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