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SK네트웍스 M&A 전망

▲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를 인수한 한섬은 패션 업계 매출 3위에 등극할 전망이다.[사진=뉴시스]
현대백화점그룹의 계열사 한섬이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를 인수한다. 한편에선 한섬이 날개를 달았다고 평한다. 다른 한편에선 실적이 나쁜 ‘혹’ 하나를 붙인 게 아니냐고 우려한다. 한섬은 인수ㆍ합병(M&A) 효과를 누릴 수 있을까.

국내 의류업계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합리적 소비를 즐기는 이들이 늘고, 글로벌 SPA 브랜드가 영역을 넓히면서 의류업체들의 매출 성장이 둔화하고 있어서다. 국내 대형 의류업체 10곳의 합산 매출액 증가율은 2010~2011년 연평균 19% 성장했다. 하지만 2012~2015년에는 연평균 3.6% 성장에 그쳤다.

이런 저성장 기조는 2017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내년 의류시장 규모는 39조원대로 전년 대비 3.3% 성장하는 데 머물 것으로 보인다. 누가 보더라도 분명한 위기. 하지만 위기를 기회의 발판으로 삼고 있는 곳도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계열사인 한섬은 대표적 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 8일 SK네트웍스 패션 부문 인수를 결정했다. 한섬글로벌과 현대지앤에프 2개의 신규 자회사를 설립해 인수한다. 인수금액은 한섬글로벌 1000억원, 현대지앤에프 2261억원이다.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는 수입ㆍ라이선스 브랜드와 자체 브랜드 등 12개 브랜드, 75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한섬은 이번 인수를 통해 매출액이 1조3000억원에 도달, 단번에 업계 3위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기준 1위는 삼성물산 패션부문(1조7000억원), 2위는 LF(1조원)다. 한섬 관계자는 “한섬의 강점인 국내 브랜드력과 SK네트웍스가 보유한 수입 브랜드들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이번 M&A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효주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섬의 브랜드 관리력과 현대백화점그룹의 넓은 유통망이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타미힐피거와 같은 캐주얼 브랜드는 기존에 한섬이 보유하지 않았던 품목 군이라는 점에서 일정 부분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단기적으로는 M&A 효과를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올 3분기 누적 순손실이 26억원에 달했을 정도로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의 상황이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구체적 운영계획이 아직 잡히지 않은 것도 리스크다. 박희진 애널리스트는 “오브제, 오즈세컨 등 일부 브랜드는 방향성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한섬글로벌과 현대지앤에프 2개 회사로 분리 인수됐다는 점도 방향성을 잡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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