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누아르의 여인展

▲ ❶두 소녀 모자 장식하기, 캔버스에 유화, 65×54㎝, 1893
19세기 후반, 격변의 미술사를 살았던 작가 중 비극적 주제를 그리지 않은 유일한 화가는 오귀스트 르누아르(1841~1919년)다.

그의 예술철학은 이렇다. “그림은 즐겁고 유쾌하고 아름다운 것이어야 한다.” 그는 이 철학을 기반으로 화려한 빛과 색채를 조합한 5000여점의 명작을 남겼다.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여성이다. 작품의 절반에 이르는 2000여점에 다양한 여성을 담았다. 어린 여자아이에서부터 10대 소녀, 여성 노동자, 파리의 일상에서 만나는 평범한 여인, 시골의 농사짓는 여인, 부르주아 계층의 소녀와 귀부인에 이르기까지.

르누아르는 이들을 선입견 없이 이상적이고 감성적으로 그려내면서 여성 인물화를 표현하는 독보적 양식을 만들어냈다. 이 점을 주목한 서울시립미술관은 이번에 전 세계에 소장된 르누아르의 작품 중 ‘여성’을 주제로 한 진품을 모아 전시한다.

총 네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첫번째 테마는 ‘어린아이와 소녀’. 동시대를 산 어린아이와 10대 소녀를 천상의 얼굴처럼 아름다운 색채로 표현했다. 두번째 테마 ‘가족 안의 여인’에선 화가의 부인 알린 샤리고와 유모였던 가브리엘, 뮤즈였던 데데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 ❷해변가의 소녀들, 캔버스에 유화, 55×46㎝, 1894 ❸고양이를 안고 있는 여인, 캔버스에 유화, 56×46.4㎝, 1875 ❹젖먹이는 여인, 캔버스에 유화, 41.2×32.5㎝, 1893-1894
세번째 테마 ‘르누아르의 여인’에서는 초상화나 지인 혹은 신원 미상의 여인을 르누아르만의 붓터치로 묘사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형형색색으로 표현한 동시대 여인들의 모습은 일품이다. 네번째 테마 ‘누드와 목욕하는 여인’에선 관능적이고 풍만한 여성의 누드로 완성된 ‘목욕하는 여인’ 연작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은 르누아르의 특유의 기법, 표현력, 예술적 철학을 이해할 수 있다. “그림은 영혼을 씻어주는 선물이어야 한다”는 그의 말을 곱씹으면 ‘보는 이를 즐겁게 하는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전시회는 12월 16일부터 2017년 3월 26일까지 걸린다. 장소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2ㆍ3층 전시실이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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