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기업 현주소

▲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다보니 상장을 앞둔 기업은 근심이 가득하다.[사진=뉴시스]
상장을 앞둔 공모기업들이 떨고 있다. 앞서 상장한 기업들의 성적표가 영 시원치 않아서다. 그 때문인지 상장을 포기하거나 연기하는 기업들도 속출하고 있다. 험난한 과정을 거쳐 상장이라는 문 앞에 겨우 도달했는데, 어째 문을 열고 나가기가 더욱 두려운 듯하다.

12월 상장을 앞두고 있던 한 기업이 돌연 상장을 연기했다. 사업성을 나름 인정받은 데다 실적도 나쁘지 않았다. 업황이 나쁜 것도 아니었다. 2017년 성장이 기대되는 업종 중 하나였다. 이 기업이 상장을 미룬 이유는 무엇일까.

해당 기업 관계자의 말이다.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수요를 예측한 결과, 상장을 추진하는 게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상장한 기업들을 보면 수익률이 20~30%에 그치고 있다.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상장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상장을 연기하거나 포기한다는 건 분명히 리스크다. 투자자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고, 상장을 다시 추진할 때 상장예비심사에 악영향을 미칠 여지도 있다. 그럼에도 상장을 미뤘다는 건 IPO(기업공개) 시장의 상황이 그만큼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이 기업만의 얘기는 아니다. 15일 기준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상장을 앞두고 있거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기업 9곳 역시 근심이 깊다.

28일 신규 상장을 앞두고 한창 IR을 진행하고 있는 의약 관련 제품 제조업체 아스타의 관계자는 이렇게 토로했다. “경기가 좋지 않은 탓도 있지만 과거와 달리 실적이 신통치 않은 기업이 IPO하는 사례가 늘어나 투자자들의 신뢰가 떨어진 면도 있다. 최근 기업설명회 참석률이 많이 떨어졌다. 주변에서 시장이 좋지 않은데 상장해도 괜찮겠느냐며 우려하는 사람도 많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끝까지 상장을 추진하겠냐는 질문에 그는 “수요예측 결과가 나와 봐야 알 것 같다”면서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노선을 변경하는 등 최선의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추세를 보면 확정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 하단부에도 못 미치는 기업들이 수두룩하다. 수익률도 저조하다. 상장을 앞둔 9개 기업이 수심에 잠긴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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