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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배 들기에는 변수 너무 많네유통공룡 3사 면세점 먹었지만…
[221호] 2016년 12월 27일 (화) 08:40:43
김정덕 기자 juckys@thescoop.co.kr

▲ 17일 선정된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는 정경유착 리스크에 따라 무효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사진=뉴시스]
3장의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사업권)을 두고 17일 유통 대기업들이 격돌했다. 결과는 백화점을 가진 유통 3사(롯데ㆍ신세계ㆍ현대백화점)의 승리. 면세점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걸 감안하면 축복이다. 하지만 아직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이르다. 곳곳에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어서다.

백화점 3사(롯데ㆍ신세계ㆍ현대)가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가져갔다. 향후 5년간 이 특허권은 유지된다. 그러자 이들 기업의 투자 패러다임이 백화점 사업에서 면세점 사업으로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면세점이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백화점 3사는 횡재수를 맞은 걸까.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긴 안목으로 봤을 때 리스크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면세점 하나 잡았다고 냅다 투자를 결정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먼저 롯데부터 보자. 일단 롯데월드타워점(호텔롯데)의 면세특허 획득으로 롯데는 국내 면세점 시장점유율 1위를 확고히 했다는 평가가 많다. 내년에는 롯데그룹 지배구조 재편과 함께 호텔롯데 상장 가능성도 높아졌다. 주목할 것은 상장 과정에서 호텔롯데를 롯데쇼핑과 합병해 그룹의 지배구조를 개편할 거라는 분석이 많다는 거다. 따라서 롯데쇼핑의 지분가치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내년엔 롯데쇼핑의 국내 대형할인점 사업 실적이 개선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3곳의 면세점(명동ㆍ부산ㆍ인천공항)을 운영 중인 신세계는 면세점 사업만으로 올해 매출 1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신규 면세사업자 중 단연 돋보이는 실적을 기록으로, 롯데와 호텔신라에 이어 면세점 빅3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가 많다.

이번에 강남센트럴시티점이 추가되면서 매출은 더 늘어 향후 약 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올해 백화점 매출이 약 3조5000억원으로 예상된다는 걸 감안하면 신세계 내 면세점 사업의 위상은 높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안정적인 캐시카우인 백화점에 성장성이 높은 면세점이 추가되면서 비즈니스 모델이 큰 폭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강남점 면세점 오픈 시 브랜드 입점이 대폭 늘어 온라인 매출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김근종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면세점 사업은 직매입 구조를 갖고 있어 사업크기가 매우 중요한데, 신세계에 면세점이 하나 더 추가되면서 원가경쟁력 개선과 수수료율 개선, 판관비 부담 완화 등 규모의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면서 “장기적으로 볼 때 면세점 사업을 안정적인 흑자구도를 이어가고, 기업 가치까지 높일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무역센터점을 신규로 확보하게 된 현대백화점은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 코엑스(삼성역)과 밀접해 있어 장기적으로 이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하지만 유통공룡 3사는 공통적인 대형 악재를 안고 있다. 바로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에 얽힌 총수들의 정경유착 리스크다. 지난 21일 소상공인연합회는 송영길 더민주당 의원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롯데면세점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취소 처분을 요구하는 행정소송(면세점 사업자 선정 처분 취소 청구와 면세점 사업자 선정 처분 효력 집행 정지 신청)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정경유착 리스크

대기업들과 비선실세 간 거래를 통한 특혜의혹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 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은 특정 기업에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논란 때문이다. 면세점 사업자 발표 전인 13일에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무소속 국회의원 63명이 관세청에 특허심사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15일에는 기획재정위원회가 관세청을 포함한 감사원 감사요구안을 위원회안으로 의결하기도 했다. 만약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다면 면세점 사업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결국 자칫하면 기껏 따놓은 면세점 사업권이 허공에 날아갈 수 있다는 거다.

주가도 이런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롯데쇼핑(호텔롯데가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롯데쇼핑으로 살펴봄)의 경우, 면세점 사업자 발표 전날인 16일 22만6000원이던 주가는 22만1500원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 역시 11만3500원에서 21일 10만9000원으로 하락했다. 신세계만 소폭 오름세(17만8500원→18만500원)를 보였다.

▲ 롯데는 정경유착 리스크에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사진=뉴시스]
이지영 애널리스트는 “정치적 변수에 따라 향후에라도 사업권이 취소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관세청 역시 사업권 취소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관세청 관계자는 “특정업체의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사업자를 선정한 것은 기업 활동에 경제적 피해가 예상되는 심사연기나 취소보다는 부정행위로 판정 났을 때 특허를 취소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면서 “특허 취소 관련 동의 각서를 입찰업체들로부터 받았다”고 해명했다.

특검 수사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이번 면세점 특허는 불완전한 상황이다. 더구나 관세청 측은 “특허 취소 시 심사에서 차점을 얻은 기업에 특허를 승계하거나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은 없다”고 밝혀 면세점 특허를 둘러싼 또다른 논란도 예상된다.

신세계와 현대백 실적 불확실성

정경유착 리스크뿐만 아니라 실적 불확실성이 크다는 주장도 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이 여기 해당된다. 김근종 애널리스트는 “신규면세점은 일반적으로 사업초기 1년간은 약 400억~5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다”면서 “따라서 신규면세점의 영업적자를 반영할 때 내년 신세계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기존 1만8665원에서 1만5656원으로, 현대백화점은 1만3230원에서 1만2112원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가 상승에 일정 부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

면세점 업계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것도 리스크로 보인다. 이지영 애널리스트는 “면세점 사업자가 2015년 7개에서 2017년 13개로 늘고, 지역도 강북에서 강남까지 넓어졌다”면서 “치열한 관광객ㆍ브랜드 유치경쟁과 함께 사업자별로 옥석가리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수익성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졌다”고 지적했다. 면세점 특허를 얻었지만, 아직은 그 누구도 웃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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