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 가격 5년 전과 비교해 보니…

▲ 서민들 지갑은 갈수록 얇아지는데 생필품 가격은 속절없이 오른다.[사진=뉴시스]
오르고 또 오른다. 맥주ㆍ탄산음료에 이어 라면가격도 올랐다. 소주ㆍ두부ㆍ과자를 포함하면 안 오른 것빼곤 다 올랐다. 대체 얼마나 올랐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올 12월 현재 주요 품목의 가격을 5년 전인 2011년과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가격인상률은 평균 17%에 달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약 5%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생필품 가격이 들썩인다. 맥주, 탄산음료에 이어 라면가격까지 올랐다. 제품가격을 인상한 업체들은 “미루고 미루다 올린 것”이라고 당위성을 설명하지만 서민들은 고개를 끄덕이지 않는다. ‘이익을 위해 가격을 주물럭거린다’는 것쯤은 소비자도 잘 알고 있어서다.

농심이 라면 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올렸다. 지난 20일 대표 브랜드인 신라면과 너구리의 가격이 각각 780원에서 830원, 850원에서 900원으로 50원씩 인상됐다. 짜파게티(900원→950원), 육개장사발면(800원→850원) 가격도 같은 폭으로 올랐다. 단 짜왕, 맛짬뽕 등 프리미엄 라면은 인상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2011년 11월 이후 5년 만에 가격인상을 단행한 농심 측은 “최소한의 수준에서 가격을 올렸다”고 입장을 밝혔다.

연말 가격인상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건 주류업계였다. 지난 11월 오비맥주는 맥주 출고가를 평균 6% 올렸다. 카스 병맥주(500mL)의 출고가는 1082.0원에서 1147.0원으로 6.1% 인상됐다. 업계 1위인 오비맥주가 가격인상을 단행하자 세간의 관심은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 경쟁업계에 쏠렸다. 소비자단체도 “지난해 소주업체들이 연달아 가격을 인상한 만큼 이번 역시 업계 전반의 가격 인상을 예고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우려는 기우杞憂가 아니었다. 11월 오비맥주가 출고가를 올린 데 이어 하이트진로는 27일부터 자사 전 맥주 브랜드의 출고가를 평균 6.3% 올릴 예정이다. 하이트와 맥스 500mL 한 병의 출고가는 1079.6에서 1146.7원으로 상승한다. 오비맥주가 그랬던 것처럼 하이트진로도 ‘빈병 취급 수수료와 원가 상승 요인’이 그 이유였다.

최근 가격이 인상된 품목들을 살펴보면 라면ㆍ맥주ㆍ소주ㆍ두부ㆍ과자 등 서민의 생활과 밀접한 식료품이 대부분이다. 누구보다 서민의 부담이 가중되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가격은 얼마나 오른 걸까.

더스쿠프(The SCOOP)가 5년 전인 2011년과 비교해봤다. 주요 품목의 가격인상률은 평균 17%였다. 라면과 맥주의 평균소비자가격은 각각 14%, 10% 인상됐다. 라면은 2011년 609원에서 2016년 670원으로 10% 인상률을 보였다. 맥주(500mL 기준)는 같은 기간 1311원에서 1494원으로 올랐다. 지속적으로 가격이 오른 우유와 두부도 각각 9.2%, 7.9%의 가격인상률을 나타냈다. 가장 많이 오른 건 과자와 탄산음료다. 특히 과자(스낵)는 2011년 평균가격이 721원이었지만 2016년엔 984원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탄산음료도 약 25% 올랐다.

혹자는 ‘물가도 그만큼 올랐다’고 반박한다. 그렇지 않다. 2011년 이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연평균 1%대였다. 소비자물가가 아무리 많이 올랐어도 5%가량이라는 얘기다. 주요 품목의 평균 가격인상률 17%에 크게 못 미치는 물가상승률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정국이 어수선한 틈을 타 기업들이 너도나도 가격인상에 가세하고 있다”면서 “서민들은 그런 업체들의 행태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업체들이 말하는 ‘어쩔 수 없이’ 인상하는 가격이 아닌 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인상이 필요하다는 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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