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 가격 5년 전과 비교해 보니…
생필품 가격이 들썩인다. 맥주, 탄산음료에 이어 라면가격까지 올랐다. 제품가격을 인상한 업체들은 “미루고 미루다 올린 것”이라고 당위성을 설명하지만 서민들은 고개를 끄덕이지 않는다. ‘이익을 위해 가격을 주물럭거린다’는 것쯤은 소비자도 잘 알고 있어서다.
농심이 라면 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올렸다. 지난 20일 대표 브랜드인 신라면과 너구리의 가격이 각각 780원에서 830원, 850원에서 900원으로 50원씩 인상됐다. 짜파게티(900원→950원), 육개장사발면(800원→850원) 가격도 같은 폭으로 올랐다. 단 짜왕, 맛짬뽕 등 프리미엄 라면은 인상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2011년 11월 이후 5년 만에 가격인상을 단행한 농심 측은 “최소한의 수준에서 가격을 올렸다”고 입장을 밝혔다.
연말 가격인상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건 주류업계였다. 지난 11월 오비맥주는 맥주 출고가를 평균 6% 올렸다. 카스 병맥주(500mL)의 출고가는 1082.0원에서 1147.0원으로 6.1% 인상됐다. 업계 1위인 오비맥주가 가격인상을 단행하자 세간의 관심은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 경쟁업계에 쏠렸다. 소비자단체도 “지난해 소주업체들이 연달아 가격을 인상한 만큼 이번 역시 업계 전반의 가격 인상을 예고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우려는 기우杞憂가 아니었다. 11월 오비맥주가 출고가를 올린 데 이어 하이트진로는 27일부터 자사 전 맥주 브랜드의 출고가를 평균 6.3% 올릴 예정이다. 하이트와 맥스 500mL 한 병의 출고가는 1079.6에서 1146.7원으로 상승한다. 오비맥주가 그랬던 것처럼 하이트진로도 ‘빈병 취급 수수료와 원가 상승 요인’이 그 이유였다.
최근 가격이 인상된 품목들을 살펴보면 라면ㆍ맥주ㆍ소주ㆍ두부ㆍ과자 등 서민의 생활과 밀접한 식료품이 대부분이다. 누구보다 서민의 부담이 가중되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가격은 얼마나 오른 걸까.
더스쿠프(The SCOOP)가 5년 전인 2011년과 비교해봤다. 주요 품목의 가격인상률은 평균 17%였다. 라면과 맥주의 평균소비자가격은 각각 14%, 10% 인상됐다. 라면은 2011년 609원에서 2016년 670원으로 10% 인상률을 보였다. 맥주(500mL 기준)는 같은 기간 1311원에서 1494원으로 올랐다. 지속적으로 가격이 오른 우유와 두부도 각각 9.2%, 7.9%의 가격인상률을 나타냈다. 가장 많이 오른 건 과자와 탄산음료다. 특히 과자(스낵)는 2011년 평균가격이 721원이었지만 2016년엔 984원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탄산음료도 약 25% 올랐다.
혹자는 ‘물가도 그만큼 올랐다’고 반박한다. 그렇지 않다. 2011년 이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연평균 1%대였다. 소비자물가가 아무리 많이 올랐어도 5%가량이라는 얘기다. 주요 품목의 평균 가격인상률 17%에 크게 못 미치는 물가상승률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정국이 어수선한 틈을 타 기업들이 너도나도 가격인상에 가세하고 있다”면서 “서민들은 그런 업체들의 행태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업체들이 말하는 ‘어쩔 수 없이’ 인상하는 가격이 아닌 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인상이 필요하다는 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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