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병 버릇, 여든까지 간다
사회초년병 버릇, 여든까지 간다
  • 천세이 한국경제교육원 책임연구원
  • 호수 221
  • 승인 2016.12.27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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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재테크 | 카드사 신입사원의 재무설계

▲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임대아파트뿐만 아니라 주택대출을 받을 때에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첫 월급을 받았을 때의 기분은 말로 다할 수 없다. 신나는 마음에 여기저기에 쓰다보면 어느새 통장은 바닥을 보이게 마련이다. 처음엔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소비가 1년, 2년 지속되면 문제가 있다. 소비습관이 굳어지면 정작 ‘모아야 할 때’ 그러기 힘들기 때문이다. 사회초년병 버릇도 여든까지 갈 수 있다.

사회초년생들은 과소비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매달 상당한 양의 돈이 수중에 들어온 경험이 적어 계획적인 소비를 하기 쉽지 않은 데다 그동안 취업준비를 하며 받아온 스트레스를 보상 받고자 하는 욕구 때문이다.

물론 입사 초반 지출을 통해 억눌러온 욕구를 해소하는 일도 필요한 과정 중 하나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너무 오래 지속돼선 곤란하다. 과소비가 습관이 되기 시작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개선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충분히 욕구를 해소한 다음엔 단기ㆍ중기ㆍ장기적으로 돈을 어떻게 쓸 것인지 체계적인 지출 계획을 세워야한다.

이혜우(가명ㆍ24)씨가 그런 케이스다.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서 혼자 살고 있는 그는 카드사에 입사해 회사생활을 시작한지 이제 막 3개월이 된 사회초년생이다. 이씨는 입사 후 가족과 친구, 자신을 위한 지출로 매달 60만원씩 쓰고 있다.

남는 돈은 입출금 통장에 넣어둘 뿐 별다른 재무계획을 세운 적이 없다. 그런 와중에 최근 이씨에게 이사와 결혼이라는 두가지 목표가 생기면서 체계적인 지출ㆍ저축계획이 필요해진 상황. 중장기적으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재무설계를 받기로 결정했다.

이씨의 가계부를 살펴보자. 카드사를 다니는 이씨의 월 소득은 300만원(실 수령액 기준)이다. 소비성 지출에선 생활비가 60만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엔 여가생활비, 데이트 비용, 미용비, 의류비 등이 포함돼 있다. 그다음으로 많이 나가는 지출은 월세 42만원(보증금 500만원)이다. 서울 지역의 작은 원룸. 직장인 여성이 혼자 살기엔 나쁘지 않지만 월세 부담이 크다는 게 문제다.

여기에 관리비와 공과금으로 8만원, 통신비 7만원, 교통비 5만원, 친구들과의 회비 2만원이 매달 고정적으로 나가고 있다. 적금이나 보험 등은 따로 가입하지 않았고, 입출금 통장에 모아둔 비상금 400만원가량이 전부다. 무엇보다 이씨의 최우선 목표는 전세로 이사하는 것이다. 그가 현재 살고 있는 지역의 전세가격은 7000만원부터 시작해 1억원이 넘어간다.


전세자금대출 한도가 1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3000만원가량의 자금만 모으면 1억~1억3000만원 수준의 전세를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임대아파트를 찾아보는 방법도 있다. 임대아파트 입주자격이 주어지는 소득 기준이 월 337만원가량(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의 70% 이하ㆍ3인 이하 가구)이어서 이씨는 입주가 가능하다.

또한 임대아파트를 신청하기 위해선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해야 한다. 청약통장이 있으면 주택 관련 대출을 받을 때도 마이너스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임대아파트를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반드시 가입해 매달 2만원씩 불입하는 것이 좋다.

장기 상품은 세금, 물가도 고려

이씨의 고정 지출 124만원을 제외하면 저축여력은 176만원이다. 여기서 전세자금 마련을 위해 1년 단기 적금으로 매달 100만원을 불입하기로 했다. 가입기간을 1년으로 한 것은 이씨가 직장생활 3개월차 밖에 되지 않아 회사를 오래 다닐 거란 보장이 없어서다. 중간에 해지를 해서 이자를 받지 못할 바엔 가입기간을 짧게 잡아 이익을 확실하게 취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1년 만기 이후 직장생활에 안정을 찾는다면 2년으로 늘릴 계획이다.

결혼자금은 3~5년 중단기 계획으로 적립식 펀드를 활용할 예정이다. 그중 배당주식형 펀드를 추천한다. 주식형 펀드는 매매차익의 수익만 얻을 수 있는데 반해 배당주식형의 경우는 연말 배당 수익도 노려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배당주식형 펀드는 이씨가 가입한 상품 중에서 가장 공격적인 상품이기 때문에 최초 불입액은 25만원으로 낮게 잡았다. 이후 추세를 보고 불입액을 더 늘릴지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이씨의 목표인 이사, 결혼 자금 관련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의 목적자금과 노후 대비 자금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20대에게 노후준비란 공감이 가지 않는 얘기다. 하지만 2017년부터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서 손해볼 건 없다.

장기상품의 경우 조심해야할 건 중간에 돈이 필요할 때 상품을 해지해야 할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상품을 선택할 때는 중간에 자금 활용이 가능하거나 상품을 정지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장기 재무계획에선 세금과 물가가 매우 중요하다. 비과세나 소득공제가 되는지, 우리나라 평균 물가인 3.5% 이상의 수익률이 되는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이씨의 경우 비과세에 투자성향은 안전성과 공격성을 병행하는 혼합형 상품인 변액적립보험을 선택했다. 불입액은 20만원이다.

이렇게 이씨의 재무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하지만 재무설계에는 ‘마침표’가 없다. 1년 뒤 단기상품이 만기가 되면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다가오는 연말정산이 끝난 후의 현금흐름은 어떻게 될 지 지속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과도한 지출을 줄여나가려는 이씨의 노력도 중요하다. 지출을 줄여 저축여력을 키운다면 목표점으로 가는 험로를 좀 더 단축할 수 있다. 
천세이 한국경제교육원 책임연구원 Sayi_8901@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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