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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의 프리즘] 2017년 경제 기상도, 뭐 하나 나아질 게 없다정부 경제정책 응급처방 수준에 머물러선 안 돼
[222호] 2017년 01월 02일 (월) 09:45:17
양재찬 대기자 jayang@thescoop.co.kr
   
▲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중국 경제의 감속 성장 등 한국 경제를 둘러싼 힘든 대외변수가 수두룩하다. 까딱 잘못하면 2017년 경제성장률 목표치(2.6%)마저 달성하지 못할지 모른다.[사진=뉴시스]

새해, 2017년이 어떤 해인가? 외환위기가 닥친 지 딱 20년 되는 해다. 공교롭게도 지금 경제ㆍ정치 상황이 20년 전 1997년과 닮았다. 제조업 가동률은 70%대로 떨어졌고, 기업들은 실적 부진과 구조조정에 내몰렸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한자릿수로 바닥이고, 정치 공방 속에 리더십은 실종됐다. 컨트롤타워가 제 역할을 못하는 공직사회는 움직이지 않는다.

일부 경제지표와 정치ㆍ사회 상황은 1997년보다 나쁘다. 지난해 법원에 파산 또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이 1533개(2016년 11월말 기준)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1343개)보다 많다. 국정 지지도 역시 1997년 말 당시 김영삼 대통령(6%)보다도 낮은 4%까지 추락했다가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헌법재판소 심판을 앞두고 있다. 공직사회의 복지부동은 발병 한달여 만에 살처분된 닭과 오리가 3000만 마리에 이른 조류 인플루엔자(AI) 사태가 입증한다.

이런 판에 예년보다 2주 정도 늦게, 새해를 이틀 앞둔 시점에 나온 정부의 2017년 경제정책방향이 제대로 짜였을까. 재정 조기 집행과 일회성 일자리 대책 등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되풀이해온 정책의 재탕삼탕이 대부분이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통과된 새해 예산을 집행하기도 전에 벌써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불가피함을 내비쳤다. 아무리 교체가 예고됐다가 탄핵 정국에서 눌러앉은 시한부 경제팀의 작품이라지만 응급처방 위주로 함량 미달이다.

유일호 경제팀은 새해 성장률을 2.6%로 잡았다. 정부가 경제정책방향에서 성장률을 2%대로 전망한 것은 외환위기 시절인 1999년 이후 처음이다. 3%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에도 못 미친다. 경제개발이 본격화한 1960년대 이후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3년 연속 2%대 성장이 이어지게 생겼다. 한 나라의 실제 경제성장이 자본ㆍ노동ㆍ기술 등 자원을 투입해 물가 자극 없이 이룰 수 있는 잠재성장률을 계속 밑도는 것은 그만큼 정책 자체를 잘못 짰거나 그릇되게 집행했다는 의미다.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모두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0.3~0.4%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는데 한국경제만 뒷걸음질이다. 그나마 2%대 성장도 대외여건이 악화하고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등 정치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 이룬다는 보장이 없다. 까딱 방심하면 1%대로 주저앉을 수도 있다. 곧 출범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금리인상, 미국과 중국의 통상 분쟁, 중국 경제의 감속 성장 등 우리가 어쩌기 힘든 대외변수가 한둘이 아니다.

부문별 지표를 봐도 어디 하나 지난해보다 나아질 게 없다. 민간소비의 경우 증가율이 지난해(2.4%)보다 낮은 2.0%에 그칠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부동산 가격 하락, 13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가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취업자 증가폭이 지난해보다 3만명 적은 26만명으로 줄면서 실업률은 3.9%로 지난해(3.8%)보다 높아진다. 지난해 10.8% 증가하며 성장에 기여한 건설투자 증가율도 4%로 꺾인다. 경상수지 흑자도 820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120억 달러 줄어들 전망이다.

성장ㆍ고용ㆍ소비ㆍ수출의 4대 절벽에 직면한 정부는 재정지출의 31%를 1분기에 조기 집행하기로 했다. 통상 20% 수준인 1분기 재정집행률과 비교하면 과감한 조치로 비쳐진다. 그래도 재정정책은 경기회복을 자극하는 마중물 정도이지 그 자체로 경기 흐름을 좌우하긴 어렵다.

헌재의 탄핵심판에 따라 조기 대선으로 가든 아니든, 유일호 경제팀은 6개월 안팎 시한부다. 정치판이 요동쳐도, 대외상황이 출렁여도 경제팀이 중심을 잡고 경제만은 반드시 지켜줘야 한다. 경제정책방향에서 3대 과제로 꼽은 리스크 관리와 민생 안정, 구조개혁에 마지막 순간까지 혼신의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정부의 경제정책이 응급처방 단계를 벗어나 산업구조 개편 등 미래 비전을 담게 하기 위해서라도 헌재의 조기 탄핵심판 등 정치의 불확실성 제거가 시급하다.
양재찬 더스쿠프 대기자 jay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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