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랭크인 | 패신저스

▲ 영화 '패신저스'의 장면들.[사진=더스쿠프포토]
얼마 전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40년 안에 화성에 인간이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우주여행 티켓까지 판매해 100여명이 2만 달러에 티켓을 샀다. 인간의 영역이 우주로 뻗어가고 있다. 영화 ‘패신저스’가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머지않은 인류의 미래로 느껴지는 이유다.

영화의 배경은 먼 미래 우주로 개척여행을 떠나는 초호화 우주선 아발론호다. 삶을 바꿔보기 위해 큰 비용을 지불한 이들과 승무원 등 5285명이 아발론호에 오른다. 이들은 우주로의 이주를 꿈꾸면서 120년의 긴 여행을 위해 동면에 든다. 계획대로라면 터전II라고 불리는 개척행성에 도착하기 4개월 전 모든 승객이 깨어나 적응훈련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결정적 오류로 인해 단 두 명만이 90년 일찍 동면에서 깨어난다.

불운의 두 주인공 짐 프레스턴(크리스 프랫)과 오로라 레인(제니퍼 로렌스). 지구의 엔지니어 삶이 불만이던 짐은 120년 후 자신을 필요로 하는 세상을 꿈꾸며 아발론호에 올랐다. 뉴욕에서 잘나가는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오로라는 250년 후의 세상을 소설에 담기 위해 여행길에 올랐다.

하지만 이들의 꿈은 산산조각이 나고, 적막한 우주선 안에서 두 사람은 서서히 서로를 의지하게 된다. 하지만 이내 아발론호에 치명적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남들보다 먼저 깨어난 이유를 깨닫는 처절한 싸움이 시작된다.

최근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영화들이 줄줄이 성공을 거뒀다. ‘인터스텔라’ ‘그래비티’ ‘마션’ 등의 영화가 과학자나 우주인을 주인공으로 우주 재난에 맞서는 모습을 그렸다면 이 영화는 평범한 사람들이 우주 재난을 맞닥뜨리는 이야기를 다뤘다.

무엇보다 ‘인간’이라는 키워드를 적극적으로 다뤘다는 것이 기존 영화들과의 차이다. 초호화 우주선 아발론호를 배경으로 인간이 폐쇄된 공간에서 얼마나 불행할 수 있는지, 인간이 생존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패신저스’는 할리우드에서 영화화되지 않은 가장 매력적인 시나리오로 손꼽혀 왔다. 일찍이 ‘프로메테우스’ ‘닥터 스트레인지’ 등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각본가 존 스파이츠의 작품이다. 주연 배우인 제니퍼 로렌스와 크리스 프랫 역시 영화에 출연한 첫번째 이유로 ‘시나리오’를 꼽을 만큼 완성도 높은 스토리를 자랑한다.

CG가 아닌 애틀랜타의 40만㎡에 실제 세트로 구현된 아발론호는 할리우드 최고의 프로덕션 디자이너 가이 핸드릭스 디아스의 작품이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와  ‘인셉션’으로 실력을 입증한 그는 “기존 SF영화들의 스타일링을 전복시키고, 다양한 상상을 통해 모든 시설을 갖춘 우주선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화려한 스케일의 우주공간, 방대한 규모와 디테일을 자랑하는 아발론호 그리고 실감나는 무중력 연기를 소화한 제니퍼 로렌스와 크리스 프랫. 미지의 우주공간에서 겪게 되는 재난이 얼마나 절박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손구혜 더스쿠프 문화전문기자 guhson@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