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경고그림 리스크 분석

▲ 지난해 4분기 KT&G의 제조담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가량 증가했다.[사진=뉴시스]
섬뜩한 경고그림이 부착된 담뱃갑이 1월 중순 시장에 풀린다. 지난 12월 23일부터 공장에서 출고되는 모든 담배에 경고그림이 의무화됐다. 한편에선 담배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본다. 그렇다면 KT&G의 실적엔 어떤 영향이 미칠까.

담뱃갑에 경고그림이 부착된다. 1986년 경고문구를 표기하기 시작한 지 30년 만이다. 고故 이주일씨 금연광고 이후 중단됐던 흡연 피해자의 증언형 금연광고도 14년 만에 재개된다. 정부는 비가격 금연정책을 통해 흡연율을 2020년까지 현재 대비 10%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경고그림을 도입한 국가들의 흡연율이 최대 13.8%(브라질), 평균 4.2% 줄었다는 게 근거다. 이처럼 금연정책이 성공하면 흡연율이 줄고 담배 판매가 줄어 담배 제조업체의 실적은 악화할 공산이 크다. 국내 담배제조업체 KT&G가 ‘경고그림’의 영향권에 놓인다는 얘기다.

 
지난해 4분기 KT&G의 제조담배 매출액은 63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가량 증가했다. 그중 4% 정도가 경고그림 도입 전 사재기로 풀이된다. 경고 그림이 담배의 거부감을 부추기면 KT&G의 실적이 나빠질 수 있다는 방증이다. 심은주 하나금융 애널리스트는 “2017년 담배 총수요는 자연감소와 경고그림 도입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2~3%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경고그림이 KT&G 실적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거라는 주장이다. 다른 국가의 경우, 경고그림이 담배수요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KT&G의 담배수출 물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도 반론의 또다른 근거다.

신흥시장 기대 걸어볼 만

KT&G는 지난해 803억 개비의 담배를 팔았는데, 그중 397억 개비는 해외시장에 수출했다. 올해 수출 목표는 이보다 10% 늘어난 500억 개비 이상이다. 경고그림 탓에 내수시장 판매량이 줄어도 수출에서 만회할 수 있다는 얘기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흥시장의 담배가격은 낮은 수준이지만 수출판매량이 내수와 비슷할 만큼 증가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담배의 수출량이 해마다 10%가량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경고그림 리스크, 경쟁업체의 신제품 우려 등이 줄어들면 주가 상승도 기대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KT&G의 한 관계자는 “2월께 모든 소매 판매점에 경고그림 부착 담배가 깔릴 전망이다”면서 “어떤 영향이 있을지 예측하기는 어려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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