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유통의 미래

▲ 재고관리, 매출관리에도 AI를 적용할 수 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2016년을 장식한 주요 뉴스 중 하나. 바로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이었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알파고는 총 다섯 번의 대국 중 네 번이나 이세돌 9단을 이겼다. ‘에이~ 설마’하던 일이 현실로 벌어진 셈이다. 사람들은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AI)에 놀라는 동시에 위협까지 느꼈다.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계산대 없는 식료품 매장 ‘아마존 GO’를 열 계획이라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아마존 GO’는 소비자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찍고 매장에 들어가 원하는 물건을 골라 카트에 담으면 자동으로 계산되는 방식이다. 계산대에서 기다릴 필요가 없고, 영수증은 휴대전화로 받는다. 아마존 측은 “매장은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소비자는 쇼핑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면서 ‘아마존 GO’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아마존의 공표는 파급효과가 컸다. 시애틀을 시작으로 ‘아마존 GO’가 확산되면 지역 상권을 압박할 거란 전망과 동시에 워싱턴포스트는 “온라인에서 식료품 판매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통산업에서 인공지능(AI)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점포 위치, 제품 진열, 아이템 선정, 인사관리, 재고관리 등 전략적 결정이 필요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다. 미국의 홈인테리어 유통업체인 ‘커클랜드’는 미국의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익스피리언’과 함께 최적의 점포 입지를 선정하고 매출액을 예측하는 데 AI를 적용했다. 익스피리언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커클랜드가 기존 점포 입지의 특성, 점포 매출, 성과, 고객 데이터 등을 연구해 신규 점포 입지를 선정하는 식이다.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스마트폰 매출 예측에 AI를 활용했다. AI를 활용해 전국 2600여개 매장의 수주실적, 매장크기ㆍ위치, 계절 등을 고려해 각 점포별로 최적의 재고 수량을 계산하고 이를 통해 품절을 막고 재고를 줄인다. 김숙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제로 소프트뱅크의 일부 매장에서 이 시스템을 도입한 결과 재고를 10~20% 줄였고, 본격적으로 도입하면 2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국내 유통업체들은 어떨까. 우리 유통기업 CEO들도 아마존과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기업들의 AI 활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온ㆍ오프라인 매장을 결합한 옴니채널에 각별한 애정을 쏟아 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IT혁명을 필두로 한 4차 산업혁명은 시대의 화두”라며 ‘아마존 GO’를 콕 찍어 예로 들었다. SK플래닛과 롯데는 자연어 처리능력을 갖춘 자동화 챗봇 서비스를 도입,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유통업체들의 AI 적용 속도는 선진국에 비해 한참 뒤처진다. 김 연구위원은 “유통산업에서 AI를 광범위하게 적용하려면 이런 기술을 기발하는 IT분야가 발전해야 한다”면서 “기술을 개발하는 산업과 이를 적용하는 산업의 발전이 함께 이뤄지는 생태계가 구축되기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AI는 우리의 삶에 상상보다 훨씬 가까이 다가왔다. 유통업계는 만반의 준비로 생존전략을 짜야 할 때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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