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데르트바서의 그린시티 展

“혼자 꿈을 꾸면 꿈에 그치지만 모두가 함께 꿈을 꾸면 그것은 새로운 세상의 시작입니다.” 환경과 평화의 철학을 실천한 예술가 훈데르트바서(1928년 12월 15일~2000년 2월 19일)의 말이다. 인간과 자연 사이의 다리가 되고자 했던 그는 확고한 주제 의식을 독특한 예술 세계로 표현했다.

▲ ❶ 630 YELLOW HOUSES - IT HURTS TO WAIT WITH LOVE IF LOVE IS SOMEWHEREELSE, 1966, Mixed media ⓒ2016 NAMIDA AG, Glarus, Switzerland. ❷ 660 SHADOW OF THE STARS,1967, Lithograph ⓒ2016 NAMIDA AG, Glarus, Switzerland. ❸ 170 THE GARDEN OF THE HAPPY DEAD.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쉴레와 함께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건축가인 훈데르트바서. 그는 유대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반유대인으로부터 전쟁의 참혹함을 겪었다. 이후 평생을 평화주의자ㆍ자연주의자로 살면서 자연과 인간의 평화로운 공존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현대미술계의 거장이라 불리는 훈데르트바서는 ‘식물적 회화법’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강렬한 색채와 형태의 회화 작품을 남겼다. 자연에서 얻은 창조적 영감을 활용한 방식으로 식물이 자라나듯 모티브를 확장해 나갔는데, 특히 전통적인 색의 조합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대담한 컬러를 구사했다. 작품에 쓰인 모든 컬러는 직접 만들어 사용했다. 아프리카에서 담아온 흙, 해변에서 주워온 돌로도 색을 만들었다.

수평적인 것은 자연스럽고 수직적인 것은 인공적이고 부자연스럽다는 신념도 고집스럽게 지켰다. 절대로 이젤을 사용하지 않고 캔버스나 포장지를 수평으로 눕혀 작업했다. 그래서 그의 몇몇 작품은 이젤에서 그린 작품과 달리 위아래 구분이 없다. 작품이 완성된 후에는 정원에 나가 나무나 꽃 옆에 세워두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는지 살폈을 만큼 조화를 중요시했다.

▲ ❺ARCH 73 DISTRICT HEATING PLANT SPITTELAU, 1987/88 ⓒ2016 Hundertwasser Archive, Vienna.
훈데르트바서는 한번도 정식적인 건축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가우디와 비교될 만큼 뛰어난 건축물을 남겼다. 그는 스스로를 건축가가 아닌 인간을 불행하게 하는 병든 건축물을 재탄생시키는 ‘건축 치료사’로 생각했다. 전 세계 곳곳에 남아 있는 그의 건축물 50여개는 인류의 정신을 치유해주는 능력을 가진 건축물이라 평가받고 있다.

예술이라는 언어로 자연과 사람을 치료하려고 했던 훈데르트바서의 다양한 시도는 환경보호 포스터, 태피스트리, 응용 발명품으로 이어졌다. 녹색운동이 생소하던 시절부터 열정적인 환경운동가로 활동했으며 환경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수많은 선언문을 쓰고 포스터를 제작했다.

인간 세계, 생태계, 건축 등 언제 어디서나 직감적으로 위험과 그릇된 성장을 감지했던 훈데르트바서. 환경을 생각하는 예민한 감각과 철학은 그의 예술세계의 원천이었다. 그의 작품은 3월 2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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