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SM면세점이 발목 잡나

▲ 하나투어는 2017년 경영목표로 영업이익 579억원, 송출객수 589만명을 제시했다.[사진=뉴시스]
여행이 일상화하고 있다. 출퇴근길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여행상품을 검색하고 결제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런 호조에도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는 날지 못하고 있다. 신사업으로 선택한 면세사업이 발목을 잡고 있는 탓이다.

2000만명. 지난해 해외로 출국한 국내 관광객 숫자로, 사상 최대치다. 올해도 이보다 더 많은 2400만명이 해외여행길에 오를 전망이다. 이유는 저가항공의 노선 확대, 연차 의무 사용 등 별다른 게 아니다. 더구나 올해는 ‘빨간날’도 많다.

하지만 업계 1위인 하나투어는 마음껏 웃을 수가 없다. 지난해 중소ㆍ중견 기업 자격으로 진출한 SM면세점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투어가 지분 82.5%를 보유한 SM면세점은 지난해 300억원에 가까운 영업 손실을 냈다. 하나투어가 독이 든 성배를 든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SM면세점의 개점 1주년 성적표는 초라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208억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고 4분기에도 66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기대했던 신사업이 부진하면서 하나투어 실적도 타격을 입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하나투어의 지난해 순이익은 90억원대로 전년 대비 70%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주가도 면세점 사업 이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5년 8월 7일 17만8500원이던 주가는 지난 11일 6만6400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문제는 올해도 면세점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가 세 곳 추가되면서 경쟁자가 늘었다. 명품 브랜드 유치, MD(상품기획) 경험이 부족한 SM면세점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하나투어 측은 SM면세점이 올해 120억원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달성할 수 있을지 지미수다. 하나투어가 면세사업을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면세 사업을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 말을 이었다. “면세사업은 5+5년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고 있다. 하나투어 내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강화 등 시너지를 내는 데 집중할 것이다.”

하지만 시장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SM면세점은 서울점 일부의 매장 규모를 축소하고 판매가 부진한 직매입 브랜드를 철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면세점 면적을 축소하면 비용 개선이 예상되지만 신규 고객 창출, 매출 성장성 등은 여전히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 SM면세점이 침체의 터널을 벗어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는 거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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