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식 ‘클리어런스 세일’ 열풍

세계 경기 침체에 소비자가 지갑을 닫고 있다. 백화점 매출은 전월보다 2%나 줄었다. 주2회 의무휴업을 비롯한 각종 규제에 묶여 있는 대형마트 매출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그 결과 대형 유통업체들은 기존에 보지 못한 형태의 세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클리어런스 세일’과 ‘1+1 세일’이다.
 

▲ 백화점 업계가 유례 없는 장기 세일에 돌입하고도 모자라 다양한 형식의 세일을 꾀하고 있다.

백화점이 연일 세일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어서다. 소비자의 구매 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세일 기간에만 물품을 구입하고 브랜드 가격이 오르면 품질이 비슷한 저가제품으로 옮겨 가는 ‘짠물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올 여름 백화점 업계는 사상 전례가 없는 최장기간 여름 정기세일에 돌입했다. 롯데백화점은 6월 29일부터 7월 29일까지 31일간 ‘챌린지 세일’을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은 같은 기간 여름 정기세일을, 현대백화점은 ‘파워세일’을 펼친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여름세일은 17일간 진행됐다. 백화점의 올해 세일기간이 지난해의 두배에 이른다는 얘기다.

하지만 실적은 예년만 못하다. 업계에 따르면 여름 정기세일을 시작한 6월 29일부터 7월 15일까지 17일간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세일기간(6월24일~7월10일)에 비해 2.2% 떨어졌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3.0% 떨어졌다. 신세계백화점만이 전년보다 1.2% 상승해 자존심을 지켰다.

장기세일에도 별 효과가 없자 롯데백화점은 ‘클리어런스 세일’을 진행하고 나섰다. 기존 세일(10%~50%)에 추가 할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클리어런스 세일은 시즌이 끝났을 때 가장 큰 폭으로 할인하는 것을 말한다. 유통천국이라는 홍콩은 매년 6월부터 8월, 12월과 2월 사이 대규모 세일을 진행한다. 할인율이 90%에 이를 때도 있다.
 

▲ 롯데백화점은 최근 홍콩에서나 볼법한 클리어런스 세일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현재 750여개 브랜드가 정기 세일에 참여하고 있는데, 그중 65개 브랜드가 최소 10%에서 최고 30%까지 클리어런스 할인을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정기세일이 끝으로 갈수록 효과가 약해지는 경향이 있어 클리어런스 세일(추가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며 “홍콩 같은 선진유통 국가의 경우 클리어런스 세일이 보편화돼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 백화점 관계자는 “클리어런스 세일이라고 하면 ‘떨이’라는 이미지가 연상되는 것 같다”며 “따로 클리어런스 세일 행사를 하고 있진 않지만 몇몇 브랜드는 자체적으로 추가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 신세계백화점 만이 아니다. AK플라자 수원점은 7월 20일부터 7일간 ‘남성정장 5만원 특가전’을 열었다. 남성정장과 재킷 전 상품을 브랜드와 디자인 구분 없이 파는 일종의 ‘균일가 떨이’였다.

AK플라자 분당점은 7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 동안 백화점 최초의 ‘모피 1+1 상품전’을 열어 눈길을 끌었다. AK플라자 측은 모피를 종류에 따라 4가지 제품군으로 분류해 하나의 모피를 구매하면 다른 제품군의 모피를 하나 더 추가로 증정하는 식의 행사를 펼쳤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입점 업체들의 재고 처리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며 “경기 불황과 연관 짓기보다는 브랜드 자체의 재고처리 행사의 일환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tory@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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