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❸ 프랑스 4월 대선

▲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 지지율은 과반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프랑스 대선주자 중 선두다.[사진=뉴시스]
국제금융시장이 주목하는 정치 이벤트가 있다. 4월 열리는 ‘프랑스 대선’이다. 뜬금없는 이슈 같지만 그렇지 않다. 프랑스 대선후보 중 한명인 마린 르펜(국민전선)이 유로화 탈퇴를 주장하는 등 극우적 성향을 띠고 있어서다. 대선 결과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은 프랑스판 ‘트럼프’까지 경계해야 할지 모른다.

지난해 6월 24일.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미국의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물론 유럽증시까지 줄줄이 하락했다. 국제유가도 하락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4% 이상, 6% 이상 떨어졌다. 코스닥에선 사이드카(일시 매매정지)까지 발동됐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ㆍBrexit)가 결정된 날(현지시간은 23일)이었다.

국제금융시장이 공포에 떤 이유가 뭘까. 가장 큰 이유는 브렉시트가 유럽연합(EU)을 ‘이탈의 도가니’에 빠뜨릴 공산이 컸기 때문이다. 이 공포감은 최근 프랑스 대통령 선거로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프랑스는 올해 4월 23일 대선을 치른다. 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전선(극우)의 마린 르펜과 공화당(우파)의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가 선두를 다투고, 무소속(중도좌파)의 에마뉘엘 마크롱 전 프랑스 경제장관이 뒤를 쫓고 있다. 프랑스 대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당선자가 있으면 그대로 대선이 끝나지만, 그렇지 않으면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현재 르펜이 25%, 피용이 24%, 마크롱이 16%의 지지를 얻고 있어 결선투표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결선투표 시 르펜과 피용의 대결에선 각각 37%와 63%로 피용이 승리하고, 르펜과 마크롱의 대결에선 각각 35%와 65%로 마크롱이 승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르펜이 승리했을 때다. 르펜은 극우성향을 띠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 당선시 ‘유로화 탈퇴’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시장이 르펜의 지지율 상승을 우려하는 이유다.

더구나 남은 기간 르펜의 지지율이 더 올라갈 공산도 없지 않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밀려드는 이민자들로 인해 자국민의 일자리가 줄어 이민 반대 정서가 고조되고 있다. 또한 프랑스는 EU 회원국 중 독일 다음으로 많은 196억 유로(2014년 기준)의 분담금을 낸다. 경제침체 상황에서 프랑스 국민이 EU에 좋은 감정을 품고 있을리 없다. 더불어 과격 이슬람단체의 테러는 전체적인 우파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에서 트럼프가 당선될 때와 비슷한 상황들이 연출되고 있다는 얘기다.

구용욱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프랑스 대선은 배타적 국수주의로 가는 전세계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라면서 “이런 추세가 세계경제에 새 불확실성으로 등장해 시장을 위축시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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